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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정보 소중함 일깨운 KAL피격사건|두TV국 지나친 경쟁·편협한보도 시정돼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과연 현대사회에서 정보의 기능이 어떤 것인지를 이번 KAL기피격사건의 보도가 웅변하는듯 싶다
적어도 참극이 있은 10여시간동안 불확실한 정보로 마음을 놓았었거나 오보로 알려져 더 큰 절망을 체험했던 기억을 돌이킬때 진실된 정보의 소중함을 모두가 절감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알 권리가 묵살되거나 왜곡된 정보로 판단을 흐리게 하는 폐쇄사회의 현실을 보면서 정보의 편재화가 보장되고 폭넓은 정보가 속보로 알려지는 개방사회에서의 매스컴의 역할을 실감했다.
이를테면 2일 두 TV국이 종일토록 특별방송을 하면서 수시로 외신을 알린 경우가 좋은 예가 되겠다.
○…요즈음 KBS와 MBC의 방송운행엔 바람직스럽지 못한점이 있어 아쉽다.
첫째 시청율쟁탈-. 지난달30일 MBC-TV는『미스 영인터내셔널 선발대회』를 열었고『KBS 스포츠』는 같은 시각에 벌어진 프로야구시합을 다원중계란 별스런 형식으로 방영했다.
예고를 바꿔 전게임을 한 채널에 묶은건『미스 영…대회』의 시청자를 흡수하겠다는 속셈이란 인상이 짙었다.
스포츠중계의 시청심리는 예측불허의 드릴성과 기대하는 쪽으로 게임이 풀려가는 흥미, 곧 쾌감에 있다.
그래서 긴박한 상황전달에 충실해야되고 맥이 풀리기 십상인 단절도 없어야 된다. 마치 개표상황보도하듯 이곳 저곳 편리한 이닝에 맞춰 엮어간 자세는 스포츠중계의 기본에 벗어난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방송의 현안은 시청점유율 확대보다는 시청이탈율감쇄가 더 큰 과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둘째 과잉대결-. 4일 KBS 제lTV가『뉴스파노라마』를 8시부터 2시간동안 방영한다는 예보가 있자 MBC-TV도『뉴스센터』를 8시부터 9시20분까지 앞당겨 특별 편성하면서 주간극등 고정프로를 뒤로 미뤘다.
프로그램편성은 시청자에게 시계기능도하고 생활리듬까지도 좌우한다.
방송은 버라이어티가 있어야 다계층의 욕구를 채워주는데 그런대로 채널간의 특성이 있는 현재의 제작과 편성은 흠잡을게 적다는데서도 제 페이스를 지켜 갔으면 좋겠다.
세째 보도의 편협성-. 3일 방송의날에 관한 보도에서 KBS는 행사내용과 함께 방송협회장을 겸한 사장의 기념사까지 다뤘는데 MBC는 이문공의 치사만으로 메웠는가 하면 MBC가 주관하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라서 그랬는지 KBS는 4일의 경기소식을 묵살해 버렸다.
네째 보도자세의 경직성-. 4일 우천으로 예정된 프로야구중계가 없자 MBC는 연속극의 재방으로 임시변통했고 KBS는 딴곳의 시합으로 바꾸면서까지 프로야구중계에 기승을부렸다. 신규호(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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