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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4·30 이어 또 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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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이상수 전 의원이 각각 출마한 대구 동을과 경기부천 원미갑에서 선전을 기대했던 열린우리당은 지난 4.30 재.보궐 선거에 이어 또다시 참패했다.

민주노동당은 9월 자당 소속 조승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울산 북구를 사수하기 위해 지도부가 전력투구했으나 한나라당에 자리를 내줬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경기 광주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사덕 후보는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벌였으나 무소속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재선거로 열린우리당은 현재의 144석을 유지하게 됐다. 반면 한나라당은 4석을 보태 127석으로 올라섰다. 민주당(11석)과 민노당(9석), 자민련(3석), 무소속(5석)은 그대로다.

이번 재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권은 연말에서 내년 5월 지방선거 전까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연이은 재.보선 참패를 수습하고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당과 내각을 재조직하는 등 새판 짜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은 위상이 강화된 박근혜 대표와 청계천 효과를 업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차기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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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가 최종 집계한 4개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율은 40.4%였다. 이는 4.30 재.보궐 선거 당시 6개 국회의원 지역의 평균 투표율(36.4%)보다 높아진 것이다. 선거구별로는 울산 북이 52.2%로 가장 높았고, 대구 동을 46.9%, 경기 광주 36.7%, 경기 부천 원미갑 28.9%의 순이었다.

재선거에는 모두 20명의 후보가 출마해 평균 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올해 만 19세가 된 8544명(전체 선거인수 53만8254명 대비 1.6%)의 새내기 유권자들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또 이번 재선거부터 투표소에서 투표가 불가능한 유권자가 사전신고만으로 부재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허용돼 지정 투표소가 아닌 주거지에서 투표하는 거소투표가 실시됐다. 12일 부재자 투표신고 마감 결과 부재자 신고수는 8597명으로, 선거인수 대비 부재자 신고 비율은 평균 1.6%였다.

선거 결과에 대해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지역 주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존중하며, 우리당은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특히 대구에서 망국적 지역구도를 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신 데 주목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이번 재선거는 한나라당의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국민의 승리"라며 "참패한 열린우리당은 민심을 읽고 국민의 심판에 무릎 꿇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아쉽지만 수도권에서 선전한 것을 자평한다"고 했다. 민노당 김혜경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국민께서 노동계와 민노당에 따끔한 질책과 격려를 함께 보내줬다"며 "지켜야 할 것은 분명히 지키되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는 우리 스스로의 혁신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수호.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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