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때「불운의 스타」박노준|대표팀 주전투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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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교시절 불운의 스타였던 박노준(21·고려대 2년)이 국가대표팀의 주전투수로 변신, 주목을 끌고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막내동이로 대표선수가 되었던 박은 릴리프투수겸 타자로 활약해왔으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투수수업을 다시 시작, 오는 9월3일부터 11일까지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제12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선배 선동렬과 함께 대표팀의 주전투수로 활약케되었다.
어우홍국가대표팀 감독은『현재 대표팀 투수중 선동렬을 제외하고는 가장 두드러진 피칭을 보이고 있다. 대표팀의 유일한 좌완투수로서전인 3일의 호주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기용할 생각이다』고 말하고있다.
선린상고시절 김건우(한양대)와 함께 3-번을 치면서 투수로 활약했던 박은 고려대에 진학하면서 선배 선동렬에 밀려 투수보다는 주로 타자로 활약했었다.
박은 고려대에서 4번타자겸 외야수로 뛰면서 간간이 릴리프투수로 등판, 고교에 이어 대학에서도 1인2역을 맡아왔었다.
그러나 박의 최대희망은 투수로 성장하는 것. 올봄대학리그전에서 박은 선동렬의 부상으로 고려대주전으로 활약했으며 대륙간컵대회와 한미대학야구에서도 투수로 활약, 본격적인투수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180cm·75kg. 선에 비해서 아직까지 신체적 조건이나 경험·스피드에서는 뒤떨어지나 왼손잡이라느는 특징외에도 최근 컨트롤이 무척 좋아졌다는 것이 김청옥투수코치(농협)의 얘기다.
『아직까지는 동렬이가 앞서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몸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드나 포크볼은 오히려 노준이가 낫다. 동렬이와는 좋은 콤비를 이룰 것이다.』
김코치는 현재의 상태로 박노준이 성장한다면 내년LA올림픽 시범경기에서는 선동렬과 대표팀의 에이스자리를 다툴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1인2역에서 벗어나 하고싶은 투수에만 전념케되었으니 이번에는 뭔가 보여주어야지요. 동렬이형을 도와 최강의 마운드를 구축, 실추된 세계대회우승국의 명예를 회복해야지요.』
무더위속에서 하루 1백∼1백2O개의 전력투구로 구슬땀을 흘리는 박의 얼굴에는 고교시절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굳은 각오가 서려있다.<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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