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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훨씬 쉬워졌다|타인장기 거부반응 억제 수술뒤 감염예방 효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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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장기이식에 르네상스시대가 왔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접합하면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으로 그동안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장기이식이 사이클로스포린이란 새로운 약의 출현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면역체계에 의한 거부반응이란 유전학적으로 이질적인 항원이 이식됐을 때 세포표면에 존재하는 기존항원이 백혈구에 이를 퇴치하도록 명령함으로써 일어나는 체내의 반란상태다. 사람마다 면역체계에는 차이가 있어 일란성 쌍동이의 항원은 똑같지만 형제자매간에도 같을 확률은 5%, 타인간에는 0·l%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이식에서 거부반응이 얼마나 큰 장애가 되는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장애를 해결하지 않고는 이식된 장기의 생착과 활동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수술기술의 발전과 면역체계연구의 진전, 특히 사이클로스포린이라는 약의 개발로 장기이식수술이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에서만 심장이식이 76년의 24명에서 지난해 1백3명으로, 간은 14명에서 62명으로, 신장은 3천2백여명에서 5천3백58명으로 각각 크게 늘어났으며 생존율도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관계학자들은 사이클로스포린의 출현으로 장기이식수술이 큰 문턱을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앞으로 10년내에 이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면역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처음 고안된 것은 조직검사법. 장기를 제공하는 사람과 받을 사람의 혈청반응 검사를 실시, 동일항원의 공유정도를 측정해 맞는 사람의 것을 이식했지만 완전한 것은 아니어서 실패율이 높았다.
그래서 시도된 것이 환자의 면역반응을 모두 없애는 것. 이 방법으로는 처음엔 방사선조사가 사용됐으나 오염위험과 효과가 없음이 밝혀져 중단됐다. 그 후 림프톨을 죽이는 약품과 림프톨에 대한 항체를 가진 혈청을 투입하는 방법이 일반화되었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가족의 신장을 이식한 환자의 1년 이상 생존율이 70%정도에 달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의 장기이식자들은 림프톨 부족으로 면역체계가 파괴됨으로써 쉽게 감염돼 사망했다.
그러다가 최근 장기이식의 부흥을 가져온 것이 사이클 로스포린. 스위스산도즈제약회사가 토양에 포함된 균에서 추출한 사이클로스포린은 환자의 면역거부반응은 억제하면서 이식후의 주된 사인이 되는 감염을 예방하는 신통한 효력을 나타내 장기이식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왔다. 이 약의 복용으로 신장이식환자의 1년 이상 생존율이 종전의 50%에서 80%로, 간이식은 35%에서 70%로 높아졌다.
각 장기의 이식현황은 다음과 같다.

<심장>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평가되지만 67년「크리스티안·바너드」박사가 『케이프타운의 기적』을 낳은 이래 초기부터 면역부작용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었다. 67년 한햇동안만 1백회 이상의 이식이 있었지만 수개월이상의 생존율은 25%에도 못 미쳤다. 이 때문에 70년대 이후에는 이식은 거의 없었다. 다만 심장이식술 개척자인 스탠퍼드대의 「노먼·섬웨이」박사가 68년이래 2백75명을 이식, 1백14명이 아직 생존하고 있으며 13년 생존이라는 최고기록을 세웠다.
사이클로스포린의 사용으로 많은 의사들이 다시 심장이식에 손을 대 수술횟수도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은 5만7천∼11만달러.

<폐>
감염되지 않은 폐를 구하는 것이 큰 문제여서 63년 첫 이식이래 38회밖에 실시되지 못했다. 더우기 사람이 사망하면 가장 손상되기 쉬운 것이 폐이고 환자의 호흡기능에 맞는 크기의 것을 구하는 것이 힘들어 이식이 부진하다. 지금까지 최장생존은 10개월. 비용 5만∼15만달러.
가장 이상적인 것은 폐와 심장을 같이 이식하는 것. 81년 첫 이식이래 22명이 수술을 받아 현재 13명이 생존.

<간>
많은 기능을 가진 복잡한 기관이어서 주변혈관을 완벽하게 보존해야 하는 등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분야.
피츠버그대에서는 사이클로스프린을 사용함으로써 1년 생존율을 33%에서 66%로 끌어올렸다. 아직은 투석법이 더 효과가 있다. 비용은 5만4천∼24만 달러.

<췌장>
심한 당뇨병환자가 이식을 받으면 정기적인 인슐린 투여가 필요없으며 당뇨병에 흔한 시력장애나 순환기장애도 예방할 수 있다. 이식에 실패할 경우엔 인슐린 투여를 하면 된다.
66년 첫 이식후 의사들은 높은 거부반응률 때문에 이식을 꺼려왔으나 사이클로스프린의 출현으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비용은 2만∼5만 달러.

<신장>
생존율도 높고 가장 많이 행해져온 분야.
사이클로스포린이 나오기 전에도 미네소타대의 「나자리언」박사팀은 1년 이상 생존율이 사체의 신장이식은 80%,살아있는 가족의 신장이식은 90%라는 보고서를 낼 정도. 신장병환자들에게는 이식이 정기적인 신장투석보다 훨씬 바람직하다. 비용은 2만5천∼3만5천 달러.

<골수>
제공자의 골반에서 골수를 뽑아 환자에게 주사하는 간단한 것이지만 제공자와 환자의 조직이 맞아야한다. 환자뿐만 아니라 이식된 골수로 거부반응을 일으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백혈병의 경우 치료율은 말기환자는 15%, 급성초기는 어린이 60%, 어른 40%정도.
최근 골수에 콩단백질을 섞어 성숙한 림프톨을 분리해내고 성숙되지 않은 림프톨만 넣어줌으로써 제공자와 환자의 조직접합범위를 넓히려는 연구가 결실을 보고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선천성면역결핍증환자 어린이 25명이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다. 비용은 6만∼15만 달러.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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