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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향상에 따라 입도 서구화|「식품 수급표」로 본 10년간의 식생활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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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우리의 식생활패턴도 많이 달라졌다. 쌀과 보리 등 곡류의 소비는 별다른 변동이 없고 육류·채소의 섭취량은 지난10년동안 꽤 늘어났다. 채소 과일류의 l인당소비량은 과거의 두배 가량 늘고 육류도 돼지고기 등의 생산과 소비가 함께 늘어 10년전 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주식위주의 식생활패턴이 부식의 다량섭취로 바뀌고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국민1인당 에너지공급량도 71년의 2천4백69㎉에서 81년에는 2천5백31㎉로 1백㎉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식품수급표를 토대로 변화된 식생활패턴을 알아본다.

<곡물류>
국민 한사람당 양곡소비량은 작년현재 한해에 1백92.2㎏. 쌀로 환산해 2가마4말 정도를 한사람이 한해에 먹는 셈. 그러나 73년에 비해서는 30㎏정도가 줄어들었다.
곡물중에서 쌀소비는 10년전과 별반 변동이 없다. 1인당 연간소비량 1백30.2㎏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의 77.8㎏, 대만 1백14㎏, 말레이지아 1백17.5㎏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고 줄었다 해도 72년에 비해 4.3㎏이 떨어졌을 뿐이다. 쌀소비량 감소가 이렇게 더딘 이유는 농촌때문.
도시지역에서는 79년 1백29.4㎏에 이르렀던 것이 작년에는 1백21.7㎏으로 떨어졌지만 농촌지역은 해마다 늘어 소비량이 1백55㎏에 이르고있다. 『쌀밥에 고깃국』이라는 소망은 이미 옛것이지만 그래도 쌀 선호경향은 남아있는 셈이다.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은 보리. 먹기도 덜먹지만 수익이 낮아 경작을 기피해 73년 1인당소비량 39.3㎏에서 최근에는 3분의1인 14㎏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보리쌀만큼은 도시위주로 최근들어 소비가 느는 경향이다. 최저수준이던 80년의 1인당 연소비13.8㎏에서 81년에는 16.2㎏, 82년은 14㎏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모자라는 보리쌀공급을 위해 상당량의 밀쌀을 보리쌀로 대체 공급하기도 했다. 밀가루도 마차가지. 보리쌀과 밀가루는 예전에는 먹을 것이 부족하고 값이싸 주로 찾았지만 지금은 건강을 생각해 혼식과 분식을 줄기는 것이다.
이밖에 잡곡류중에서 수수·조 등도 소비가 크게 줄어든 품목. 한사람이 1년에 한되남짓(8백40g) 소비할까말까해 쌀가게서도 진열은커녕 찾는 사람이 있어야 부대에서 꺼내 팔 정도다.
그러나 콩은 양곡류중에서도 가장 소비가 늘어났다. 1인당 연소비량 8.5㎏으로 72년의 5.1㎏에 비해 60%가량 소비가 증가.「밭의 고기」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영양식품으로 매년 소비가 증가하고 최근에는「두유밀」「베지밀」등 콩음료까지 등장, 다양하게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

<육류>
국민 한사람이 1년에 쇠고기는 2.7㎏, 돼지고기 6.1㎏, 닭고기 2.5㎏씩 먹는다. 10년전인 72년에 비해 각각 1백25%, 1백26%, 47%씨 소비가 늘었다.
쇠고기는 현재 연간소비 9만8천t의 25%가량을 수입으로 메우고있다. 반면 돼지고기는 그렇게 장려캠페인을 벌였는데도 공급이 남아 해마다 파동을 겪는 실정이다.
육류소비패턴에서 재미있는 현상은 쇠고기소비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사실. 경기가 한창이었던 78∼79년에 소비가 1인당평균 3㎏이상으로 피크를 이뤘다가 81년에는 2.4㎏으로 떨어졌고 경기가 풀린 듯 싶자 최근에 다시 소비가 느는 경향이다. 마치 사치품처럼 경기와 비례해 사이클을 그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대다수가 아직 마음놓고 쇠고기를 사먹을 형편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이야기도 된다.
식생활패턴의 서구화로 소비가 는 것은 우유와 달걀. 우유는 1인당 소비량이 72년 2.5㎏에서 작년에는 15㎏으로 6배나 껑충 뛰었고 달걀도 소비량이 72년 1인당 78개에서 1백15개로 늘어났다. 사흘에 하루꼴은 온국민이 달걀을 하나씩 먹는 셈이다.
생선류의 소비도 폭은 작지만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주로 많이 먹는 생선류는 멸치·명태·갈치·고등어의 순. 잡히기도 많이 잡히지만 이들은 값이싼 대중어종 들이다. <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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