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획·탐사 공모] 해외인턴십 '낭패'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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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본지가 주최한 제4회 대학생 기획.탐사 기사 공모전의 수상작을 싣습니다. 대학생들이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신선한 시각을 가지고 현장을 발로 뛰며 만든 작품들입니다. 지면 사정으로 전문을 싣지는 못했습니다.

김종원(디지털정보공학과 3학년)(왼쪽), 김천열(독일어과 2학년)

국내 실업난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린 구직자들 사이에 해외인턴십이 인기다. 포털사이트에는 관련 카페가 수백 개에 이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해외에서 취업인턴 경험을 쌓기 위해 출국한 사람은 789명. 2003년 193명에서 지난해 571명으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는 그 수가 더 늘어난 것이다.

각 대학도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에 적극적이다. 부산 동의대는 2003년부터 매년 20여 명의 학생들을 중국.일본 해외인턴 프로그램에 보냈다. 이 대학 이동육 해외취업 담당자는 "올해는 150여 명으로 크게 늘렸다"고 했다. 명지대에선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기 전에 해당 국가의 취업 여건 등을 조사하기 위한 '해외 조사 파견단'을 운영 중이다.

?현실은 다르다=한가연(25)씨는 대학 졸업 후 1년을 '백수'로 지내던 중 올 초 말레이시아 현지 가이드 인턴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는 두 달 만에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그는 "출국 전 알선업체에선 숙박비는 들지 않는다고 했으나 현지에 가보니 숙박비.활동비 모두 지불해야 했다"고 했다.

알선업체의 출국 전 설명과 현지사정이 달라 당황하는 구직자도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J업체를 통해 800여만원을 들여 호주의 한 레스토랑 인턴에 참가했던 김지선(28)씨는 "근무 여건과 연봉 등 많은 부분이 달랐으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박대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에 도착하면 한국 업체에서 전혀 관리를 해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알선업체를 통해 참가하려면 3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든다. 이 비용에 해당국의 비자 발급비와 현지 관리비 등만 포함돼 있을 뿐 항공권.숙박료는 별도다.

W알선업체의 정모 실장은 "구직자의 대부분은 3D 업종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힘든 일을 하다 보니 부상하기 쉬운데, 보상은커녕 치료비도 못 받는다. 지난해 3월 미국의 한 호텔에서 주방일로 인턴을 시작한 한모(26)씨는 손등에서 어깨까지 화상을 입었고 치료비도 한푼 받지 못한 채 그 해 6월 귀국했다. 고용안정센터 관계자는 "악덕업체가 있다해도 전적으로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 준비 철저히 해야=전문가들은 ▶해당국 언어 숙지▶자격증 취득▶국내인턴 경험 등을 통해 '내공'을 쌓고 해외인턴십에 도전하라고 권한다. 연세대 김농주 취업정보과장은 "영어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해야 하며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곳에서 인턴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업체 관계자는 "해외인턴십에 참가한 학생들과 직접 접촉해 보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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