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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2가 관철동일대 「젊음의 거리」로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서울의 영 타운-.
종로2가 관철동일대가 젊은이들의 유행과 멋.
기발한 은어등 80년대 청년문화를 창조해내는 「젊은이들의 만남의 강장」으로 각관을 받고 있다.
거기에 산이 있어 산을 찾듯, 거기에 젊음의 낭만과 열기가 있어 젊은이들이 몰린다는 것.
이지역이 「젊음의 아성」으로 각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서점·레스토랑·주점·디스코테크극장·전자오락실·제과점·다방·학원·YWCA등 젊은이들이 필요로하는 각종 시설이 다양하개 구비되어 있기 때문.
그밖에▲지하철이 관통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비슷한 세대의 젊은이들이 몰려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때문에 자유분방한 옷차림, 대담한 애정의 표현을 하더라도 색안경을 쓰고보는 사람이 없는 분위기가 젊은이들의 체질에 맞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학구파>
종로2가와 관철동일대는 「종로서적」「양우당」「동화서적」「기독교서희」등 유명 책방이 많은 것으로도 이름이 나있다.
이점을 십분 이용하는 젊은이들이 학구파들.
이들은 친구와의 약속장소도 주로 이런 책방을 이용한다.
『책방에서 만나는것이 여러면에서 유익하지요. 쓸데 없이 비싼 코피를 마시지 않아도 되고, 서울에서 시간약속지키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친구를 기다리는동안 냉방시설이 잘된 책방에서 책을 읽는 것도 우아(?)하게 보이구요.』
K전문대1년 이모군(21)의 말이다.
이군은 『서점 미팅은 임도 만나고 뽑도 따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무드파>
젊은이들의 취향과 기호에 맞게 설비된「종노코아준」「섬팅」「몽쉘통통」「로망스」「황태자」등 1백여개의 경양식집·주점레스토탕·스탠드바·디스코테크등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 양식집들은▲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한 화려한 실내장식▲은은한 조명▲칸막이설치등으로 무드를 조성한다.
S양식집의 경우에는 테이블마다 소위 「테이블폰」을 설치하여 다른좌석에 앉은 생면부지의 손님과도 서로 통화할 수 있게 해놓았고 화장실은 핑크빛 조명에 사방을 온통 거울로꾸며 야릇한 분위기를 장출해내기도.
재수를 한다는 송모양(20)은 『이곳에서는 남녀 청소년들이 포옹등 대담한 행동을 하고 여자들도 남들이 보는 앞에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양식집에 못지 않게 밀집되어있는 것이 주점들.
「학사주점」등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주점에는 찌는듯한 무더위에도 성업중이다.
친구를 만나 마음이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되면 반드시 거치는 코스.
「동동주」등으로 이름을 붙인 막걸리와 소주등을 주로 즐긴다.

<거리파>
「종로코아준」둘레나 보신각 쇠울타리등에는 하오4시쯤만 넘으면 언제나 젊은이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이들이 이른바 한국판 히피족으로 불리는 「거리파」.
이들에겐 친구와의 만남에 책방도, 양식집도, 주점도 필요없다.
이곳에서 서성이다 보면 만날만한 친구는 대충 다 만나게 된다는 것.
이 거리파들은 특별한 목적없이 거리를 배회하거나 몇시간씩 거리모퉁이나 간이의자에 주저앉아 친구들과 함께 신종은어·유행어를 창조한다.
▲선구자(선천척 구제불능성자기도취자) ▲호걸(호떡집 걸레) ▲농담(농도짙은 진담) ▲사포날(사회가 포기한 날날이)▲특공대(특별히 공부도 못하면서 대가리만 큰사람) ▲오리지날(오리도 지랄하면 날수있다)▲천사(천하의 사고뭉치) ▲ET(이번학기 탈락자)등은 이들 거리파 히피족들의 각고(?)의 연구 끝에 개발해낸 신종은어들이다.

<심야족>
통금해제가 만들어놓은 풍속도다.
종노2∼3가 일대는 밤12시가 지나서도 이른바 「미드나잇 카우보이」들로 북적거린다.
이일대가 심야족들에게 각광받는 가장큰 이유는 허리우드·단성두·피카디리·서울극장등 심야프로를 상영하는 개봉관이 밀집해 있기때문.
김철용군(22·H대2년)은『냉방시설이 잘된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새벽길 데이트를 즐기는것은 값싼 비용(입장료2천5백원)으로 무덥고 지루한 여름밤을 보내는 알뜰 피서작전』이라고 말했다.
심야극장이 끝나는 시간은 보통 새벽2시∼2시30분.이시간쯤이면 이일대 30여개의 심야다방은 심야족을 맞기에 바쁘다.
출입구에 「24시간 영업함」「심야의 멋을 시원한 한잔의 냉커피와 함께」「비디오 상여」등의 안내문을 들여놓고 손님을 끌고 있다. <고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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