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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리는 능력」직장서 활용|시간고용」시간제등 늘어나는 주부취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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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주부들의 취업이 늘고 있다.
82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여성취업인구는5백64만2천명.
전체취업인구중 비중은 남성의 절반수준이치만 25∼54세의 취업인구는 72년 여성전체취업인구의 43·1%에서 49·2%로 늘어나 주부층 취업인구가 늘고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생활에서 주부들의 가사결정권이 점차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
가사결정권이 가계지출에서의 주부권한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주부취업은 수입면에서도 이를 보강해 여성의 경제력향상을 적극화시킨다는 측면을 갖고있다.
주부취업은 크게 나눠 상시고용과 시간제의 두형태.
그러나 가사를 담당하는 책임자라는 면에서 주부들은 대체로 시간제근무서 선호하는 경향이다.

<당시 근무>
『결혼과 함께 여성은 직장을 떠나야한다』는 기업풍토가 아직도 두터운것은 사실이나 그벽은 해마다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여성공무원은 결혼후도 신분보장이 되고 여성은행원의 「결혼각서제」가 폐지된 것은 잘 알려진 일.
일반기업에서도 결혼 후 신분을 보장하거나 수부의 재취업을 일부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다. 코오롱상사는 81년5월부터 여직원의 혼후 취업을 제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부사원은 현재 8명으로 수출파트나 의류부문의 디자이너등 전문분야에서 근무중.
남자직원과 같은 보수를 주고 출산때 2개월 동안의 유급휴가를 주는 한편, 주부인 점을 감안해 상오9시부터 하오6시까지 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대우와 삼성은 이와는 달리 공계채용을 통해 주부들을 채용한 경우.
대우는 81년10월 경력 2년이상, 대학2년이상의 학력을 가진 30세미만의 주부들을 공개모집, 37명을 뽑아 현재 25명이 근무하고 있다.
맡은 일은 번역·비서·상담·설계·디자인·전산부문등 주부들의 특성을 감안한 분야.
대우측은 주부직 사원들의 근무능력을 긍정적으로 인정, 몇가지 문제점을 조정해 올해에도 기혼여성 공채를 실시할 계획을 하고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도 지난6월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주부직원 9명을 공채했다.
요리지도·판촉상담 각4명에 디자이너 l명으로 월급은30만원 수준.
특히 삼성측의 공개채용에는 5백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많은 주부들이 기회만 있으면 재취업을 열망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이밖에 한국데이타 통신도 컴퓨터 붐과 함께 회사가 용역을 주고 주부가 이를 집에서 처리하는 「안방근무제」를 내년쯤 채택할 계획이다.

<시간제 판매근무>
77년 회성산업이 사원부인중 대졸자를 뽑아 근무시킨 것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성산업은 현재 잠실·둔촌동등 슈퍼체인에 31명의 주부들을 채용하고있다.
신세계는 3년이상 일한 경력이 있는 기혼여성을 상대로 현재 15명이 근무중.
회사측은 퇴직원 기록카드를 갖고있어 필요시 수시로 이를 이용, 채용을 하고있다.
낮12시∼5시사이 주로 피크타임에 하루 4∼5시간근무로 보수는 시간당 7백∼8백원.
롯데는 시간제 근무사원을 올해 처음으로 정기사원화해 현재50명중 14명이 주부다.
하오1시에서 6시까지 근무에 월급여9만원.
시간제근무지만 점심제공에 의료보험혜택과 연1백%의 상여금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한양유통도 주부사원을 수시 접수해 필요시마다 연락, 채용하고 있다.
현재20명이 근무중으로 하루5시간근무에 보수는 시간당 9백원.
형태는 다르지만 은행에서도 일손이 바쁜 월말 같은 경우, 전직여행원을 채용, 근무를 시키고있다.
백화점이나 은행에서 재취업한 주부들은 선배로서 다른 직원과의 유대강화는 물론, 사회 결혼경험까지 풍부해 고객상담과 업무면에서 양질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41개점포에 65명이 일하고있는데 보통 한달l2일 근무에 일당8천5백원을 지급한다.
주택은행은 매달결산기인 하순께주부들을 채용, 근무시간은 일반행원과 같고 하루9천원을 지급한다.

<모니터 제도>
가사의 결정권을 쥔 주부들이 상품구매에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쥐고있으므로 각종기업들이 주부의사를 반영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점은 당연하다.
일본에서는 건설회사가 주부어드바이서를 채용, 주택설계에서 시공판매까지 자문을 받고있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백화점이 주로, 신세계가 6명, 롯데가 10명의 모니터를 두고있다.
판매사원의 서비스태도 상품의 질, 가격의 적정여부, 상품진열등을 체크하고 아이디어를 건의하는데, 6개월계약에 월6만원의 사례금을 받는다.
한편 상업은행도 현재 14명의 전직행원과 주부모니터를 고용중.
한달평균 20개 점포를 돌아보고 서비스태도를 체크,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가끔 전체회의에도 참석하고 월15만원을 받고 있다.
TV나 라디오국에서 방송모니터를 채용한지는 오래된다.
선발방법은 일단 특정프로그램에대해 평가보고서를 내도록 해 심사를 통해 뽑는데 MBC의 경우 월12만원을 주고있다.
이밖에 스타 커뮤니케이션즈는 주로 외국업체를 대상으로 상담·통역 안내일을 알선해주는 인력대행업체로 등록된 3백여명중 l백여명이 주부다.
필요시에 일정기간만 일하는 형대로 외국업체나 외국대사관등에 근무경력이 있고 외국어에 능통한 주부들이 많아 수입도 타자직이 하루1만5천원, 통역·속기는 5만원등 높은편이다.
주부취업은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수요와 공급의 상당한 불균형상태.
혼전이라는 단서를 붙여 취업을 허락하는 일반가정의 태도도 허물어져야할 벽이나, 보다 문제는 주부들의 높아진 사회 경제적 활동욕구를 충족시킬 취업기회의 확대가 시급하다는 점이다. <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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