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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장인 성남 땅 사던 날, 지인들도 주변 땅 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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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30일 분당 땅 투기 의혹과 관련, 인사청문회준비단을 통해 “사전정보가 아니라 공개된 정보에 의해 토지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김경빈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은 공개 검증을 통해 해명했지만 투기 의혹에 대해선 “관계자가 설명할 것”이라며 소극적 해명에 그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① 성남 땅 매입 때 ‘개발 정보’ 미리 알았나=현재 이 후보자의 차남이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의 땅을 이 후보자의 장인이 2000년 6월 29일 매입할 때 이 후보자가 인근의 판교 신도시 개발 정보를 미리 알았느냐가 논란거리다. 30일 일부 언론은 장인이 땅을 사던 날 주변 땅 13개 필지의 주인도 동시에 바뀌었다고 전했다. 새 주인 중에는 이 후보자와 함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이모 의원의 자녀 3명, 중견기업 회장 2명과 대표이사 1명 등이 포함됐다. 의원 자녀 3명은 당시 20대였고, 기업인 중에는 이 후보자와 친분 있는 인사도 있었다. 장인, ‘이완구를 사랑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충청향우회 명예회장 강모씨 외에도 이 후보자와 친교가 있는 사람들이 같은 날 땅을 샀다는 것이다. 판교 신도시 개발 방침은 2001년 9월 최종 확정됐다. 판교 개발계획을 주도한 인물은 김윤기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지만 방침을 잠정 확정(오장섭)하고 최종 확정(김용채)한 장관은 자민련 출신이다. 이 후보자는 계획이 확정되던 시기인 2001년 3~10월 자민련 원내총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자그마치 1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는 건 정말 이상한 거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사전정보가 아니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던 공개된 정보에 의해 토지를 매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단은 “부동산컨설팅업체가 이곳 주택단지의 컨설팅과 일괄 개발을 대행했다”며 “이 후보자의 장인이 해당 토지를 매입한 전후로 전원주택단지 100여 필지를 분양한다는 광고성 기획기사가 언론에 여러 차례 나올 정도로 부동산업체가 적극적으로 매수자를 찾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② 타워팰리스는 투기 아니었나=이 후보자가 2003년 1월에 샀다가 같은 해 10월에 되팔았던 서울 도곡동의 타워팰리스에 대해서도 투기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 후보자는 11억7980만원에 매입, 16억4000만원에 매도해 단 9개월 만에 4억602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여기에 취득세와 등록세(5030만원), 양도소득세(9736만원) 등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3억1254만원이 순수익으로 남았다. 이 후보자는 타워팰리스를 판 뒤 바로 옆의 대림아크로빌을 타워팰리스 매입가와 비슷한 11억7000만원에 사서 이사했다. 준비단은 전날 ‘다운계약서’ 작성과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선 적극 부인하며 “충청지역 주민들이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에 사는 걸 문제 제기해 9개월 만에 되팔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날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글=허진·정종문 기자 bim@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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