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대박 김정률 전 그라비티 회장 63억 횡령 혐의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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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률(52) 전 그라비티 회장이 공금 횡령 혐의로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00년 5억원을 투자해 창업한 게임업체인 이 회사를 8월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사에 4000억원에 팔고 현재 이 회사의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19일 김 전 회장이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의 해외 로열티 일부를 빼돌린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라고 미국 나스닥과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그라비티 측은 "김 전 회장의 지분(52%)을 인수한 소프트뱅크 계열 게임업체 EZER로부터 '2003년 해외 거래업체에서 로열티로 받은 돈의 일부가 재무제표에 계상되지 않았다'고 통보받아 조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부회장은 회사 돈 약 600만 달러(63억원)를 유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2년여 동안의 이자를 포함해 730만 달러를 17일 회사에 상환했다고 그라비티 측은 덧붙였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유용한 회사 돈을 전액 상환했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형사고발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라비티의 국내외 투자자나 관계 당국이 김 전 회장의 민.형사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그라비티는 2월 나스닥에 주식을 상장하면서 경영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제시했다는 이유로 주주들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하고 주주 대표들과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그라비티 측은 지난달 국내외 2개 법무법인과 1개 회계법인을 내세워 회계감사를 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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