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들 기밀 잘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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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내생각으로는 미군병사들이 이처럼 입을 다물지 못하는데는 나름대로 까닭이 없는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심리적인 요인인데, 한국인들에게 미군은 이길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은거다. 이들은 처음 이곳 전선에 올때는 『미군이 나타났다』하면 북한군대는 혼비백산 도망갈줄 알았는데 결과는 생각했던 바와 달랐다.
그래서 미국의 힘을 믿었던 한국사람들이 낙심할 것같아 위로도 해줄겸, 또 스스로의 자신감도 키울겸해서 이런 비밀을 털어놓는 모양이다. 호의에서 나온 행동이긴 하지만 문제는 심각하다.
어젯밤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구름이 잔뜩 끼더니 비가 왔다. 비행기가 뜰수 없는 날씨다. 이런 날이면 적은 전진해온다. 우리부대들은 공중지원을 못받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자정께부터 하늘이 맑아졌다. 별들의 반짝임이 그토록 예뻐 보인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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