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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빈국' 한국 U- 북 뽐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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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관. ‘한국의 출판 역사’ ‘한국의 책 100’ 등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우리 문화의 특징을 보여줄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전시회이자 '문화올림픽'으로도 불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19일 개막된다. 올해는 특히 한국이 주빈국(Guest of Honour)으로 참여한다. 별도의 단독 건물에 마련된 주빈국관에서 문학과 출판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특징을 세계에 보여줄 예정이다.각종 문화 이벤트를 통한 '한국 알리기'는 23일까지 계속된다.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위원장 김우창)가 역점을 두고 준비해온 사업은 '한국의 책 100-유비쿼터스 북(U-북)'.

기존의 인쇄.유통 시스템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다. 이를 통해 조직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임을 과시하면서 동시에 바로 그 디지털 영상매체에 밀리고 있는 활자문화의 활성화를 겨냥하는 것이다. 신기술에 매료된 유럽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의 출판물에 관심을 갖기를 기대하고 있다.

U-북 시스템이란 간단히 말해 '모바일과 책의 만남'이다. 관람객들은 자신의 모바일 단말기로, 주빈국관에 전시된 '한국의 책 100' 중 원하는 책의 정보를 내려받을 수 있다. 모바일 단말기로 책을 주문해 즉석에서 인쇄된 책을 받아보거나, 책 내용의 일부를 다른 사람과 주고받을 수도 있으며, 전자책의 형태로 독서를 할 수도 있다.

조직위의 황지우 총감독은 "'U-북' 프로젝트는 세계 모든 곳의 독자가 언제든지 텍스트와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모색해 보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그는 "압도적인 디지털 영상매체에 홀려 젊은이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 '화려한 문맹'의 시대에 어떻게 하면 책이 부활할 수 있는지, 텍스트의 새로운 환경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다소 도전적인 고민을 던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도서전 기간에 POD(Print on Order.맞춤형 출판) 서비스도 실시한다. 관람객이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해 책을 주문하면 자신이 원하는 문구나 이름을 본문과 책 표지에 넣어 함께 인쇄된 책으로 출력해 줄 예정이다.

? 주빈국 행사 5개 분야 29개 사업

한국 관련 행사는 주빈국관(758평)과 한국관(303평), 그리고 두 곳을 잇는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주빈국관 행사는 5개 분야(도서전, 문학.학술, 공연.예술, 전시, 스페셜프로젝트) 29개 사업으로 나뉜다. 국고 133억원, 민자 17억원 등 150여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도서전 분야에선 '한국의 책 100''작가의 벽''오늘의 책'등을 통해 한국 출판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두루 보여준다. 문학 분야는 조직위가 연중 행사로 일찍부터 준비해 왔다. 올해 3월부터 매달 라이프치히.쾰른.함부르크.뮌헨.베를린 등 독일 전역을 돌며 한국 문학 순회 프로그램을 펼쳐왔다. 도서전 기간에도 한국 작가 40여 명이 현지에서 작품 낭독회를 열 예정이다. 학술 행사는 'IT.BT 아이디어 포럼''한국과 독일에서의 민주주의 통일 그리고 평화''현자들의 대화:21세기 세계를 위한 지혜'등이 준비돼 있다.

공연.예술분야에선 개막공연인 '책을 위한 진연'을 비롯해 '종묘제례악''판소리 심청가''윤이상과 그 이후 한국의 현대음악''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등이 포함돼 있다. 전시 분야는 '구텐베르크 이전 한국의 금속활자 인쇄 문화''조선시대 불교회화전''조선시대 도자기전''빨리빨리:한국으로부터의 사진 메시지'등. 스페셜 프로젝트는 '한국영화특별전''한국의 차와 음식''선다도 체험''한국의 정원' 등이다. 특히 '한국의 정원'은 프랑크푸르트 그뤼네브르크 공원 내 1200평을 프랑크푸르트시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만들었다.

주빈국관과 별도의 일반 전시관에 마련될 한국관엔 우리나라 출판사의 다양한 책들이 소개된다. 민음사.창비.랜덤하우스중앙 등 70여 개사가 참가할 예정. 올해 한국관 규모는 예년보다 5배가량 커졌다. 한국은 1961년부터 매년 참가해 왔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엔 세계 110개 나라에서 6691개 출판사가 참여해 35만여 종의 책을 전시했고 관람객은 27만여 명이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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