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세종 리더십에 감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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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와대는 14일 세종대왕의 리더십에 대한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에 소개했다. '세종대왕을 다시 읽은 대통령의 생각 한 자락'이란 제목이었다.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은 "노 대통령이 최근 중앙일보가 연재한 '세종대왕의 리더십' 시리즈와 함께 세종대왕에 대한 분석이 담긴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배기찬 저)라는 책을 읽고 느낀 소회를 정리한 것"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 글에서 "평소 세종을 우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지도자의 한 분으로 생각했지만 본받고 싶다고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세종과 정조에 관한 글들을 많이 읽은 편"이라며 "글을 읽을 때마다 그분들이 얼마나 훌륭한 지도자인가를 새삼 느끼게 되지만 한편으론 그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이 한글을 창제했지만 이후 한글이 존경받지는 못했다"며 "한글이 존경받고 널리 사용되는 사회구조가 만들어졌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랬다면 우리의 근대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고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세종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도 중요하지만 그런 훌륭한 리더십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그런 뜻에서 민주주의 제도는 개인이 만들지는 않았지만 참으로 위대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 브리핑은 "요즘 대통령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라며 "누가 지도자가 되든,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훌륭한 리더십이 계속될 수 있는 성숙한 사회구조와 문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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