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 경영연, 「여비서들의 불만」조사|"여비서도 「사람대접」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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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여비서들의 위치는 오늘날 과연 어디까지 왔는가. 그들은 한결같이 비서로서의 인간적인 대우와 자존심을 존중해 줄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SMI경영연구소는 최근 세미나에 참석한 대졸 여비서 4백50명을 대상으로 「여비서들의 불만」을 조사하고 여비서들이 처한 각종 문제점을 분석했다.
동연구소가 지난해 1월부터 맡아온 「여비서 세미나」는 지금까지 총15회를 거치면서 비서로서의 소양교육을 실시해왔는데,이자리에 참석한 여비서들은 비서로서의 능력보다는 「사람대접」을 받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그들의 불만은 우선 전화 통화에 얽힌 상사의 이해부족에 있다.통화를 끝낸뒤 수화기를 팽개치듯이 놓는 상사의 모습이나 인기척을 알면서도 쳐다보지 않는 처사는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비서에 대한 인식부족은 그들에게 적지않은 당혹감을 던져준다.타부서 임직원이 비서라고 해서 차시중과 청소를 시키는 것을 비롯, 반말이나 농담을 서슴지 않으며 공공연히 다른 여직원과 비교한다는 점이다.
같이 근무하는 남자 비서의 몰지각한 태도도 그들에겐 문제가 된다. 여자라는 이유로 함께 일하면서도 자신이 출세하기 위한 방패막이나 보조역할 정도로 여기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비서들은 직접 모시고 있는 상사보다는 외부로부터 받는 고층이 더 심각하다고 한다.전화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기관원을 사칭하면서 상사를 바꿔달라고 강요할 때가 가장 힘든 경우에 해당된다.
그밖에 여비서들은 출퇴근시간이 다른 여직원에 비해 월등한 차이가 나는 과로상태이면서도 비서수당을 받지 못함은 물론 과외근무시간 자체도 사실 상사의 불성실 때문이라는 점에서 적정한 시간 활용이 문제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은 여비서를 여자로 대하려는 일부 상사들의 비인간적인 처사에는 회사를 그만 두는 방법 외에는 달리 뾰족한 방도가 없어 그 대처방안이 절실하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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