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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맞춰 예금·대출 '구조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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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금융시장의 기준금리인 콜금리 목표치를 연 3.50%로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은행들이 제시하는 예금금리 인상폭은 0.1~0.5%포인트로 콜금리 인상폭을 상회하는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은행들은 특히 장기 예금금리를 더욱 후하게 쳐주는 대신 단기 예금금리는 조금만 올려 장.단기 예금상품간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3개월과 3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차가 종전 0.85~1%포인트에서 1.1~1.3%포인트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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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간 금리 편차 커진다=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정기예금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0.1~0.45%포인트 올렸다. 1개월짜리 상품은 2.85%에서 3.0%로 0.15%포인트 올린 반면 3년짜리 상품은 3.7%에서 4.1%로 0.4%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3개월짜리는 3.97%, 3년짜리는 4.9%로 1%포인트 내외 차이가 난다"며 "금리가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에 장기 상품의 금리를 더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이른 시일 안에 3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3.1%에서 3.3% 올리는 반면 3년짜리는 3.5%에서 4%로 대폭 올릴 예정이다.

은행들이 이렇게 장기 금리를 높게 쳐주는 이유는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돈을 좀 더 쓰더라도 장기 자금을 많이 확보해두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어느 은행 상품이 유리할까=현재 금리로는 외국계 은행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모두 높은 편이다. 따라서 예금은 외국계 ,대출은 국내 은행을 활용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1년 정기예금의 경우 국민.우리.신한 등 국내 주요 은행의 금리가 3.6~3.95%인 반면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금리는 각각 4.5%, 4.0%에 달한다. 씨티은행은 또 13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프리스타일 예금) 특판행사에 들어간다. 이 상품은 금리가 연 4.7%에 달한다.

반면 신용대출의 경우 국내 은행은 최저 금리가 5.47~6.60%이지만 씨티은행은 7.5%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최저 금리가 국내은행 5.27~5.56%, 외국계 5.25~5.44%로 비슷하다. 예금자들은 금리가 더 오를 것에 대비해 여유자금의 일부를 1~3개월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회전식 상품에 넣은 뒤 좋은 조건의 상품이 나올 때마다 분산해 예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자 덜 내려면=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로 대출받는게 유리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출자 대부분이 변동금리로 돈을 빌려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중이 88%에 이른다.

그렇다고 너무 서둘러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돌릴 필요는 없다. 신한은행 김성우 개인자산컨설팅팀장은 "이자 부담과 관련해선 장기적인 금리 판단이 중요하다"며 "현재 변동.고정금리 차이가 1.5~2%포인트 수준이고 급격한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존 대출자는 일단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출금의 쓰임새에 따라 2~3년만 빌릴 사람은 단기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장기 대출자는 고정금리를 이용해야 걱정을 덜 수 있다.

하나은행 정재훈 과장은 "빌린 돈의 덩치가 클수록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낫다"며 "단 대출금의 1~2%까지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금리 상승폭이 물어야할 수수료보다 클 것으로 예상할 때만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돈을 길게, 새로 빌릴 때는 연 6.5%의 고정이자를 내는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이 눈에 띈다. 소득공제 대상자는 1%포인트의 금리 인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김창규.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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