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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잦은 전화번호|서울시내 올들어 8차례 7만8천가구 바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전화번호를 걸핏하면 바꾸면서도 안내서비스가 뒤따르지 못해 이용자들이 불편과 혼란을 겪고 있다. 전화국번은 두자리 국번을 세자리로 바꾸거나 기계식 전화를 전자식으로 교환하면서 국번변경을 하는 것으로 한국전기통신공사는 변경때 1개월만 녹음 안내하는데 그치고 1년에 한번 발행하는 전화번호부 제작때까지 광고 등 적극적인 안내홍보를 않고 있다. 더구나 전화국번 변경과 함께 국번 아래 4자리번호까지 바꾸는 일이 잦은데다 114안내조차 변경된 번호를 몰라 안내서비스를 못받는 경우가 많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올들어서 만도 서울시내 7개 전화국관내에 8차례나 국번변경을 해 7만8천6백여 수용가들의 번호를 바꾸었고 앞으로 연말까지 또다시 12차례에 걸쳐 7만3천여 가입자의 국번변경을 하게돼 짜증이 더해질 전망이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변경사실을 매스컴을 통한 광고나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서 광고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태만하고 녹음안내기간도 짧아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번호를 돌렸다가 통화되지 않아 당황하기 일쑤.
지난16일 상오 한국 대 브라질의 청소년축구준결승전이 중계되던 날 서울 강남구 논현·역삼·삼성동 일대가 정전되자 주민들은 한전남부지소에 항의전화를 걸었으나 이 전화번호가 이미 안양전화국의 분국으로 과천종합청사의 교환으로 바뀌어있어 통화를 하지 못했고 과천종합청사의 교환양만 곤욕을 치렀다.
회사원 김모씨(45·서울 압구정동)의 경우 영동전화국에서 신사전화국이 분국되면서 전화국번뿐 아니라 4자리의 수용가 번호까지 변경돼 곤란을 겪었다.
김씨의 경우는 (562)59××가 (542)21××로 바뀌었는데 먼저 번호가 공중전학번호로 차출되는 바람에 유사번호도 아닌 전혀 다른 번호로 바뀌었다는 것.
D사의 국제과 박모씨(33)는 거래회사의 전화국번이 자주 바뀌어 업무에 지장이 많다며 외국바이어들이 외국에서 비싼 장거리전화를 했다가 통화를 못해 불평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김병세씨(56·농업·경북 영풍군 단산면)의 경우 지난18일 모처럼 서울 신사동에 사는 조카집에 다니러 와서 청량리역에서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안돼 골탕을 먹었다.
지난 3월 영동전화국이 분국돼 신사전화국이 생기면서 (566)국의 일부가 (542)국으로 바뀌었으나 녹음안내기간이 끝나 바뀐 국번을 알 도리가 없었기 때문.
김씨는 할 수 없이 고향집에 전화를 걸어 주소를 알아낸뒤 길을 물어 조카집에 찾아갔다는 것.
미·일 등 외국의 경우 전화가입자가 이사 등으로 전화번호를 스스로 바꿀 경우에도 바뀐 전화번호안내를 장기간 해주고있다.
◇한국전기통신공사 이희두 계획국장=올들어 87만대의 전화가 늘어나는 등 가입자의 급증으로 시흥·신사·군포전화국 등이 새로 생겨 관할구역변경이 불가피하고 종전의 기계식교환기를 전자교환기로 바꾸면서 없어지는 국이 있어 당분간 국번변경이 불가피하다.
국번이 변경되는 가구에 대해서는 전화국측이 친지에게 나눠주도록 안내엽서를 배부하고 전화녹음안내 등을 통해 고지하고 있으나 광고비부족 등으로 미흡한 점이 있는줄 알면서도 적극적인 홍보대책을 못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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