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폴란드방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교장 「요한·바오로」 2세의 두번째 모국방문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이를 주시하고 있는 세인의 눈역시 단순치 않음을 쉽게 느낄수있다. 그러나 교왕「요한·바오로」2세의 폴란드 방문은 단순한 모국방문으로서의 의미보다는 전세계의 사목자로서 그리스도교적 원리를 천명하는 계기를 이루고자 함이라는 보편적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교장은「그리스드의 종답게 예수를 증거하는」 인류의 사목자로서 사랑의 복음, 평화의 복음을 거듭거듭 선포해야 하는 기쁜 소식의 전달자인 때문이다.
교장「요한·바오로」2세는 이미 「평화의 순례자」로서 라틴아메리카·유럽·아프리카·아시아등 4개 대륙 17개 국가를 방문하면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전한바 있다.
이때 교장은 각국의 원수나 정치·경제계의 지도자들에게 폭력과 미음보다는 신뢰와 사랑으로 대하고 부정을 답습하기보다 완정한 정의의 실현을 위해 힘쓰며 가난하고 고통받는자들에게 그들 자신을 내어줄 용기를 보여주도록 요구하였으며 전쟁의 위험성에는 평화에의 의지로 대용하도록 간절하게 호소하였던 것이다.
『나의 기도소리를 들으시오. 그것은 개인이나 국가사이의 모든 분쟁과 폭력으로 희생된 자의 소리입니다. 나의 기도소리를 들으시오. 그것은 사람들이 무기나 전쟁에 의지할 때 고통받는 모든 어린이들의 소리입니다. 나의 기도소리를 들으시오. 모든 인간의 마음 속에 평화가 갖는 슬기로움과 정의가 갖는 힘과 이웃사람이 갖는 기쁨을 가져다주기를 바라는 기도소리입니다.』
교황의 일본방문때의 이와같은 말씀은 그가 고통받는 자들을 위한 존재임을 보다 명백히 드러낸 것이며 고통을 위로하고 평화로 치유하기 의해서라면 언제나·어디서나 그의 모든것을 바치는 기도가 되풀이 될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교황은 지난 16일 바르샤바에 도착하면서 『계엄령하에 고통을 받아왔고 아직도 여전히 고통을 받고있는 폴란드국민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기 위해 폴란드에 왔다』고 천명함과 아울러 그자신은 『자유를 박탈당한채 실망과 굴욕및 고통의 쓰라림을 맛보아 왔고 자신의 존엄성을 짓밟혀 온 폴란드교도소내에 수감되어 있는 국민들과 영적으로 결속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교황의 이와 같은 말씀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이 왜곡되거나 짓밟혀서는 안된다는 가톨릭 교회의 근본정신을 표명한 것이다. 교장은 취임 첫해인 79년3월 발표한 회칙 「인간의 구원자」에서 『교회는 절대로 정치공동체와 혼동될수 없으며 아무런 정치체제에도 얽매이지 않는 동시에 인격의 초월성의 표지요. 수호자인 것이다』라고 교회의 객관적 입장을 명확히 하였으며 교회의 관심은 『인간자체의 진리전체로 본 인간, 그의 위대함 그대로본 인간』의 모습에 집중되는 것이며 이는 『추상적 인간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역사적인 인간』의 진실한 모습과 그 위대함을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던 것이다.
또한 교장은 이회칙에서 『참다운 자유야말로 인격의 진정한 존엄성의 조건이자 토대』라고 언급하였는데 이와같은 교황의 사목정신은 이번 폴란드방문중에도 『자유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부여한것이며 동시에 인간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명백히 표현되었다.
사실 이와같은 교황의 말씀은 폴란드당국의 곤혹을 자아낸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교황은 그가 『폴란드 역사상 굉장히 어려운 순간에 동포들과함께 있기위해 폴란드를 방문』했음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교황의 폴란드 방문이 그 『어려운 순간을 사회재생에 이르는 길』로 이끄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강력한 희망을 표명하고 있는것이다.
교황은 세인들이 생각하는 폴란드인들의 갈망과 기대및 우려, 그리고 폴란드정부의 냉철한 계산에 구애받음이 없이 의연한 자세로 『진리는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증하고 있는 것이다. 교황은 그와 같은 성경말씀에 하나의 근본적인 요구와 또하나의 경고가 들어있다고 「인간의 구원자」 회칙에서 밝히고 있다.
즉 성경말씀에서의 근본적인 요구란 『진정한 자유의 조건이되는 진리에 대해서 정직한 관계를 가지라는 요구』인 것이며 또하나의 경고란 『일체의 환상적 자유, 일체의 피상적이고 일방적인 자유, 인간과 세계에 관한 온전한 진리에 점하지 못하게 만드는 자유를 피하라는 경고』라는 것이다.
이처럼 진리에 접근하는 본질적 노력과 진정한 자유에의 접근만이 『현대문명의 발달과 윤리및 도덕의 조화있는 발달』을 가능하게 할것임을 언명하고있으며 『현대문명의 진보가 과연 지상의 인간생활을 모든 면에서 보다 인간답게 만들고있는가? 그것이 인간생활을 더욱 가치있는 생활로 만드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것임을 분명히 하였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황의 방문은 그가 어디를 가건 하느님의 은총의 선포인 것이다. 교황께서는 그가 한국을 방문하실수 있게된다면 이를 하느님의 은총으로 생각하신다고 밝히셨는데 한국가톨릭창립2백주년을 기한 교황의 내년 한국방문 역시 하느님의 은총의 사도로서, 즉 평화의 사도로서 오시는 그 분의 본질을 보다 명확히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평화의 사도로서 오시는 교황은 분열과 다툼을 자유와함께 하느님의 자비로써 위로하여 주시고 함께 나누시고자 하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이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