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정은 삼촌 김평일 대사 17년 만에 폴란드서 체코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61·사진)이 폴란드 주재 대사에서 최근 체코 대사로 이동했다. 21일 체코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대사는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고 신임장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김평일이 체코로 이동했고 이근 외무성 미국 국장이 폴란드 대사로 부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이번 김 대사의 인사를 김정은(31)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백두혈통’ 곁가지 견제로 분석하고 있다. 김 대사는 김일성 주석의 둘째 부인 김성애의 장남이다. 김일성·김정숙의 손자인 김정은 제1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할머니가 다른 삼촌’인 셈이다.

 대북 정보 소식통은 “김평일이 폴란드 주재 외국 대사 중에서 가장 오래된 선임 대사라는 점에서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인사 이동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감시가 용이하고 접근성이 좋은 동유럽 국가인 체코로 이동시켜 계속 감시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김 대사는 김일성을 빼닮은 외모로 한때 김정일의 최대 정적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1970년대 초반 어머니 김성애가 월권과 비리로 몰락하고 74년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자리 잡으며 견제 대상에 올랐다.

 79년 유고 주재 북한대사관 무관 자격으로 출국한 뒤 36년째 해외를 떠돌고 있다. 88년 헝가리·불가리아·핀란드 대사를 거쳐 98년부터 폴란드에서만 17년간 근무해 왔다. 백두혈통 곁가지인 김평일 일가는 모두 비슷한 처지다. 김평일의 누나인 김경진(63)도 김광섭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와 결혼한 뒤 22년째 오스트리아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김평일의 동생 김영일은 독일 주재 대표부 과학 참사관으로 근무하다 2000년 베를린에서 병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원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