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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방심하면 그날의 비극 되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6·25를 겪지않은 나로선 연중행사로 돌아오는 6·25는 한갖 이야기에 불과했었다.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는 전쟁이야기는 들을적에만 찡하고 곧 잊혀졌었다. 그러나 귀순용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한 북한동포들을 잊지말고 기억해 달라던 그말은 젊은 세대를 각성시켜준다.
6·25를 겪지않았다고 회피할 젊은이들은 이제 없을것이다. 남북통일만이 6·25의 상처를 씻을것이고 그 남북통일은 이시대에 풀 문제임을 느끼고 다시 정신무장을 다짐한다.
홍용덕<서울중구신당 4동36의81>
국민학교 5학년때 서울에서 6·25를 체험한 사람으로서 이날이 다가올때마다 북괴군과 북괴군에 가담한 사람들의 만행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멋모르고 환영나간 어린이들을 탱크위에 태워주기도 하고 먹을것도주고 신기한 다발총도 만져보게 하던 그들이 이웃집마루밑에 숨어있던 순경인 친구아버지가 얼른 나오지 않는다고 다발총을 난사하던 일이며, 이대부속병원앞에서 리어카에 실려온 3명의 국군부상병을 힘들게 병원비탈길로 끌고 올라갈 필요없다며 그자리에서 쏴죽이던일.
다정했던 이웃할아버지가 북괴의 앞잡이가 되어 이집은 순경집, 저집은 군인집이라고 일러주며 다니던 모습. 한강백사장에서 사람들을 수십명씩 일렬로 세워놓고 다발총으로 쏴죽이며 살려달라 호소하는 가족들을 발길질하고 좋아하던 북괴군의 모습이 생생하다.
6·25를 경험못한 세대들에게 어째서 전쟁이 일어났으며 전쟁피해상황, 앞으로의 준비태세등을 가르쳐주는것도 중요하지만 좀더 그들의 인간에 대한 잔인성을 당시에 촬영한 화면과 사진들을 TV화면이나 영화관의 스크린을 통해 6월만이라도 매일 홀보하는것이 좋겠다. 요즘 TV를 보면 흥행을 목적으로 제작한 전쟁영화나 기록적인 북괴군의 남침 훈련받는 모습을 상영하는것에 곁들여 사실적인 당시 기록된 참상들을 설명과함께 보여주었으면 훨씬 산교육이 되리라 생각한다.
서범진<서울도봉구 미아7동852의189>
6월25일 먼 하늘 쳐다보며 울먹이시다가 방바닥 한번, 가슴한번 치시며 기어이 통곡을 하시고야 마는 우리할머니. 다키운 당신의 아드님 한분을 6·25에 잃으신 할머님의 고통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더욱 심해지신다. 이제 난 결혼하여 할머님이 계시는 친정집을 멀리 떠나있어 그야말로 온식구들의 마음을 아프게하던 할머님의 그런 모습을 보지않아도되게 되었다.
그러나 멀리있어 보이지 않는다 해서 할머님의 고통어린 모습을 잊은것은 아니다.
이땅의 겨례라면 마땅히 그럴수가 없는 것이다. 아직도 휴전선은 건재해 있고 아직도 많은 남북이산가족들의 흐느낌이 도처에서 그고통의 뼈마디를 드러내고 있음에랴….
아픈 과거를 돌아보고픈 사람이 어디 있을까만 돌아보아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하는 우리 민족의 현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권오희<경남울산시 복산동432의44>
6·25를 생각하니 나날이 늘어가며 홍수를 이루는 자가용과 수억원씩 투자하여 꾸며지는 초호화판 불고기 식당등 마치 6·25직전의 난맥상이 떠올라 무엇인가 불안한 예감이 자주든다.
국민들에게 흔해빠진 두부나 콩나물까지도 못먹게하며 군비증강으로 남침준비에 광분한 북괴와 대치해있는 우리의 처지로서는 참으로 크나큰 방심이며 위험이라 하지않을수없다.
게다가 요즘 제철을 맞았다고 야구다, 축구다 하며 야간에까지 스포츠경기를 감행하고 들떠있는 우리들의 방심은 좀지나진 낭비와 사치가 아닌가한다.
우리의「허」를 찔러 북괴의 어떠한 흉계가 언제있을지도 모를 현 시기에 이러한 넘치는 여력이 있다면 내외적으로 빚투성이가 되어있는 지하철마무리등에라도 보태졌으면한다.
우리의 국방이 또한 언제까지나 우방에 의존할수만은 없는 현실인만큼 6·25를 맞아 우리도 일사불란한 자력증강에 여념이 없어야겠다.
정총철<서울관악구신림5동1437>

<다음주주제>전자오락실|마감은 6월24일까지 주제와 관련있는 사진·만화도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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