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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우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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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지금 사흘째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벌써 2개의 과학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아 실질적인 상업목적을 훌륭히 치러냈다. 우주과학기술의 또 한 단계 전진이다.
그러나 과학적 업적 못지 않게 눈길을 끈 것이 바로 여자 우주인의 탑승. 32살의 우주물리학박사「샐리·라이드」여사가 타고 있다.
「빈」이 아니고「여사」라 함은 그녀가 지난 5월 같은 우주비행사「스티븐·홀리」와 결혼했기 때문이다. 「홀리」는 지금 NASA에서 우주인 훈련을 받고 있으며 내년 3월 역시 우주 왕복 선을 탈 예정이다.
「라이드」는 한때는 프로테니스선수를 꿈꾸던 스포츠 지망생. 전 미 주니어 부에서 랭킹 26위까지 오른 적도 있다. 그녀가 자주비행사가 된 것은 78년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NASA의 우주비행사 선발시험에 합격하면서부터다.
여자만 1천5백 여명이 응시한 시험에서 「라이드」는 6명의 합격자 가운데 한사람. 최초로 우주선에 타게 된 것은 테니스에서 다져진 집중력, 인내력, 담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외신은 전한다.
여성의 생리적 조건이 과연 우주선 탑승에 적합할까. 과학자들의 논쟁은 아직도 계속 된다. 그만큼 「라이드」여사의 탑승은 실험적이고 선구적이다.
우선 밀폐된 공간의 무중력 상태에선 뼈가 부서지기 쉬운 「오스테오플로시스」라는 병에 걸리기 쉽다. 실험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5배나 더 높다.
다음이 감압병. 이 병은 남녀가 모두 위험하나 살찐 세포가 더 많은 여성 체내에서 질소가스가 더 많이 축적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이런 위험이 여성이라고 우주비행을 못할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결론이다. 실제로 「라이드」는 지상에서 남성과 똑같은 훈련을 받았다.
조그마한 고민은 우주선 안의 화장실 사용문제. 이것만은 「라이드」여사도 4명의 남성과 공동사용을 양해해야 했다.
여자 우주인의 선두주자는 소련. 「발렌티나·테레시코바」가 63년 보스토크6호를 혼자 타고 지구를48번 돌았다. 제2호는「스베틀라나·스베츠카야」. 82년 살류트7호를 타고 우주정류장에서 l주일을 보냈다.
소련은 이들의 체험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았으나「테레시코바」는 공포감에 떤 것으로 알려졌고,「스베츠카야」는 오히려 여성이 무중력상태를 잘 견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여자 우주인의 능력이 입증되면 향후 우주개척은 여성이 주도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우주법」을 전공하는「G·로빈슨」박사가 바로 그 사람. 그는 1993년부터 2030년까지 장·단기 우주직민작업이 활발해지며 이 때의 우주법은 모권하에 놓인다고 한다. 과거 우리가 모권사회에서 인류의 증가를 가져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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