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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대학들과 함께 조류독감 백신 집중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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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제백신연구소(IVI)는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일한 국제 기구다. 국제보건기구(WHO)와 36개국 정부 등이 회원으로 가입한 이 기구는 선진 각국의 도움을 받아 설사병.수막염.일본뇌염.뎅기열 등 후진국에서 창궐하는 질병을 퇴치할 백신을 개발.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1997년 10월 이 기구가 국내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은 한국이 지정학적으로나 정치.경제적으로 선진국과 빈곤국의 접점에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정부도 IVI의 유치가 백신 기술 발전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판단해 유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싱가포르.중국 등과의 경쟁을 이길 수 있었다.

12일 창립 8주년을 맞는 이 기구의 사무총장 존 클레멘스(56.미국)는 "한국이 IVI를 유치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미국 메릴랜드 의대 교수를 거쳐 미국국립보건원 역학부장을 지냈던 클레멘스는 1999년 이 기구의 초대 사무총장으로 부임한 이후 IVI를 이끌어 왔다. 그는 그동안 이 연구소가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활발한 참여에 힘입어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연구실 하나를 빌려 문을 열 당시 IVI의 규모는 초라하다고 할 정도였다. 직원이라야 10명에 불과했고, 이중 연구인력은 단 한 명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17개국에서 뽑은 10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 중 60여 명이 연구 인력이다.

클레멘스는 "IVI는 한국내 백신 연구에도 촉진제가 됐다"고 말했다. IVI는 연구소가 위치한 서울대를 비롯, 연세대.고려대.포항공대.전남대 등 대학들과 국립보건원.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기관과 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해왔다. 특히 최근엔 조류독감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클레멘스는 "한국은 이미 백신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IVI는 후진국에서의 질병 퇴치를 위해 한국의 정부및 민간 기구들과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왕희수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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