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대성, 이젠 유전개발 맞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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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연탄시장의 맞수였던 삼천리와 대성그룹이 이번엔 해외유전으로 전선을 바꿔 경쟁하고 있다.

㈜삼천리는 한국석유공사 등과 컨소시엄 계약을 하고 예멘 39광구 유전개발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삼천리의 첫 해외유전 개발사업이다. 삼천리의 컨소시엄 지분은 20%로, 석유공사(50%)에 이어 둘째로 많다. 대성도 지분 15%로 사업에 참여한다. 이 컨소시엄은 현재 예멘 당국과 본계약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께 정식으로 계약을 할 예정이다. 삼천리측은 이번 해외유전개발 사업 진출이 에너지사업 역량을 더욱 다각화하는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삼천리 이만득 회장은 지난달 29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2010년까지 매출 3조원의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현재 도시가스 중심으로 구성된 사업영역을 해외자원개발.LNG사업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대성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대성산업은 삼천리보다 한발 앞서 해외유전 개발에 나섰다. 1990년 리비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등 9개 광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카타르와 리비아 두 곳은 이미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대성산업 해외자원개발부의 최석연 차장은 "이미 투자한 금액의 50%를 회수했다"며 "5년안에 매출의 10% 이상을 해외유전개발 사업에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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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와 대성의 사업다각화 구도는 닮은꼴이다. 연탄사업으로 시작해 도시가스사업-해외유전 개발이란 수순을 비슷하게 밟고 있다. 두 회사는 50년을 전후로 연탄사업을 시작했다. 7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두 회사의 연탄생산은 국내 생산량의 절반에 달했다. 두 회사는 80년대초 나란히 도시가스(LNG)산업에 뛰어 들었고 2002년 동시에 연탄사업을 정리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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