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엽<28·대한항공정비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비행기의 주춧돌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평소에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없으면 집이 쓰러지는 것 같은 ….』
화려한 파일러트에 비해 음지에서 일하지만 항공기 운항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대한항공운항정비공장 선임정비사 황영엽씨(28)는 정비경력 8년의 베테랑.
『최신형 항공기가 계속 개발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연구하지 않으면 곧 뒤떨어집니다.』그래서 지난 주일에는 사내 교육훈련을 받았다.
항공기의 결함은 대부분 엔진을 비롯, 전기부문·계기등의 이상에서 오는 것.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정비에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
지난 4월 중순에는 서독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KAL707기의 자동항법장치 (INS)가 고장난 것을 비행기가 떠나기 직전에 발견, 수리한 적이 있다.
따라서 자신이 정비를 맡은 항공기가 무사히 돌아오기까지는 언제나 마음을 못 놓는다.
우리의 항공기 정비기술도 이제는 컴퓨터를 동원하는 등 상당한 수준에 있다는 것이 황씨의 말.
지난번 피납된 중공기의 정비에는 대한항공의 40대 노련한 정비사 20여명이 동원, 최선을 다한 결과 중공정비사들로부터「훌륭한 정비기술」이란 칭찬을 들었다는 것. 중공의 정비기술은 세계첨단의 NWA, JAL, 루프트한자 등에 비해 뒤지는 것 같다는 것이 정비사들의 의견이다.
『빠르고 능률적으로 결함을 찾아 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황씨는 공군에 입대했을 때 최신예 전투기를 정비해 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그가 맡은 보잉 707기가 언제나 사고 없이 운항되기를 바란다며 2백가지 공구가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일어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