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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공 대신 마이크 잡는 '청주 아이유·부천 얼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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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여자농구 스타 홍아란(왼쪽)·신지현이 18일 올스타전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노래 연습을 마친 둘은 “발랄한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WKBL]

음정과 박자는 수시로 틀렸고 고음 처리도 불안했다. 서로 눈이라도 마주치면 어색해 웃기 바빴다. 그래도 연습은 멈추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노래 실력은 평균 이하 쪽이었지만, 승부 근성은 코트 밖에서도 여전히 뜨거웠다.

 여자프로농구(WKBL)의 두 미녀 스타 청주 KB스타즈의 홍아란(23)과 부천 하나외환의 신지현(20·이상 1m74㎝)이 깜짝 변신에 도전한다. 오는 18일 청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WKBL 올스타전에서 특별 이벤트 ‘W 스페셜’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패스와 드리블 대신 목소리로, 유니폼과 농구화 대신 마이크로 호흡을 맞춘다. 가수 인순이의 히트곡 ‘거위의 꿈’을 함께 부르며 농구 선수로 더욱 성장하고픈 마음을 진지하게 표현한다. 노래 분위기에 맞는 드레스도 준비했다.

 두 선수는 수준급 기량과 깜찍한 외모를 겸비한 여자농구의 스타다. 가수 아이유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유명세를 탄 홍아란은 팬들 사이에서 ‘청주 아이유’라 불린다. 신지현은 선일여고 시절이던 지난 2013년 한 경기에서 61점을 몰어넣어 일찌감치 ‘수퍼 베이비’로 주목받았다. 두 선수는 팬 투표 80%와 기자단 투표 20%로 선정한 WKBL 올스타전 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신지현은 중부선발, 홍아란은 남부선발로 나선다. 신지현은 총 2만6738표를 받아 중부선발 최다득표의 영예도 안았다.

 15일 서울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첫 연습을 진행한 뒤 취재진과 마주한 두 선수는 ‘팬들과의 소통’을 이야기했다. 3년 선배인 홍아란이 “농구 이외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노래 불러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하자 신지현도 “내가 올스타전에서 덩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팬 서비스라 할 수 있는 건 뭐든 하고 싶다”고 거들었다. 이장우 WKBL 홍보팀 대리는 “WKBL은 매년 올스타전에서 W밴드(그룹사운드 공연), 댄스타임 등 선수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면서 “코트의 여전사 이미지를 벗고 20대 초반 발랄한 아가씨의 매력을 발산할 두 선수의 공연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WKBL 올스타전은 중부선발(우리은행·하나외환·KDB생명)과 남부선발(삼성·신한은행·국민은행)의 맞대결로 열린다. 중부선발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남부선발은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이 지휘한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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