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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한국엔 50여 마리 서식|설악산 곰 피살계기… 그 생태를 알아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곰은 현재 6속7종을 헤아린다. 주로 지구의 북반구에 분포돼 있고 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에는 살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일본 시베리아 동쪽, 아무르 우수리 지역 등에 살고 있는 히말라야곰 (일명 반달 가슴곰)을 비롯, 유럽·아시아및 아메리카에 사는 불곰, 중국 오지에 사는 말곰, 북극의 흰곰, 동남 아시아의 말레이곰, 인도와 스리랑카의 느림보곰, 북아메리카의 아메리카검정곰 등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반달 가슴곰은 작년 12월16일 문공부가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 보호에 나선 희귀종으로 가슴에 V자 모양의 회백색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
곰은 다른 동물과 달리 가장 추운 12월말부터 1월 초순에 걸쳐 한배에 1∼2마리의 새끼를 반드시 낳고 거의 90%가 암수를 혼합해서 출산한다. 임신기간은 1백80∼2백50일.
곰은 원래 모여 살지를 않지만 어미는 새끼를 낳으면 3년간은 데리고 다니며 보살펴 준다. 생후 5년이 되면 큰곰이 되고 15년까지 계속 성장한다.
반달곰은 중형에 속해 몸길이가 1백40cm, 체중이80∼1백50kg까지 나간다. 평균수명은 40∼70년.
이번에 숨진 반달곰은 몸길이가 1백12cm, 가슴둘레 93cm, 몸무게 1백7kg, 쓸개무게 1백80g의 10년생으로 추정되는 암놈이었다.
81년6월 경기도 광주에서 사살된 반달곰은 1천6백만원에 팔렸다. 곰의 살코기는 흔히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하지만 역시 웅담 값이 곰값이며, 바로 웅담 때문에 밀렵의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 웅담에 군침이 도는 사람들은 벌써 설악산 반달곰의 웅담 값을 계산하고 있을 지 모르지만 광주 반달곰의 웅담값이 1돈쭝에 1백10만원을 홋가했던 것을 보면 야생곰인 설악산 반달곰의 웅담 값만은 줄잡아 3천만원이 넘을 것으로 한약상들은 말하고 있다.
반달곰은 6·25 이전까지 만해도 우리나라의 웬만큼 높은 산에 서식하고 있었으나 동란이후 산림황폐·남획 등으로 거의 멸종 위기에 놓여 있었다. 최근 지리산·설악산 등에서 등산객과 사냥꾼들에 의해 발견되기 시작, 산림청은 작년에 서식 밀도를 조사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리산 일대에 34마리, 설악산에서 11마리, 조령산 오대산·태백산에서 각각 4마리가 관찰돼 모두 57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조사는 곰의 발자국 배설물 등 서식 흔적을 찾아 추정한 것이므로 사실상 이 보다 더 많은 곰이 살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곰은 후각과 청각이 발달해 주변 3백∼4백m 안에서 나는 소리나 냄새는 충분히 듣고, 맡지만 시력은 그리 좋은편이 못돼 1백m 안팎의 물체만을 식별한다.
곰의 시각이 발달 되지 못한 것은 겨울 잠을 자기 때문.
곰은 겨울이면 동면 (겨울잠)을 하는데 아무것도 먹지 않고 피하에 축적해 둔 지방(10cm정도)으로 영양을 보충하며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동물처럼 아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동면을 하는 것이 아니고 호흡횟수를 줄여 수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로부터 심한 자극을 받거나 날씨가 따뜻해지면 동면중이라도 밖으로 나올 때가 있다.
곰은 잡식성으로 주로 야간에 먹이를 찾아 나서 사슴·노루·토끼·쥐·곤충등 동물성과 풀잎 과일 나무뿌리·옥수수·감자 등도 잘 먹으며 야행성이라 낮에는 나무 구멍이나 암굴 바위틈에서 쉬거나 낮잠을 즐긴다. <김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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