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로봇형 탄약운반 장갑차 세계 첫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완전 자동화된 로봇형 탄약운반장갑차가 국내 기술로 세계에서 처음 개발됐다. 육군은 4일 자동화된 탄약운반장갑차(K10) '선더(Thunder)'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K10 탄약운반장갑차(ARV:Ammunition Resupply Vehicle)는 차 속에 적재된 구경 155㎜ 포탄을 K9 신형 자주포의 탄약고에 자동으로 채운다. K10은 104발의 탄약을 싣고 다니면서 컨베이어 시스템을 이용, K9 자주포에 분당 12발씩 탄약을 자동 보급한다. 승무원은 3명뿐이지만 안전한 장갑차 속에서 컴퓨터 조작으로 작업을 끝낸다. 차체가 K9 자주포와 동일한 궤도형이어서 K9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갈 수 있다. 시속 70㎞로 달리며 적재한 탄약의 재고 관리는 자동으로 된다. 세계적인 무기연감인 '제인스(Jane's)'에도 수록됐다.

현재 육군이 사용 중인 5t짜리 탄약차는 가파르거나 도로 사정이 나쁘면 이동하기 어렵다. 무게 50㎏인 155㎜ 포탄을 일일이 손으로 탄약차에서 꺼내 자주포에 적재해야 한다. 때문에 매우 위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탄약을 보급하는 과정에서 적의 포탄이 떨어지면 더욱 취약하다. 탄약을 짊어진 탄약병들이 포탄 파편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 분당 6발씩 대량 사격하는 자동화된 K9 자주포의 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돼 왔다.

미국도 신형 자주포인 크루세이더(Crusader)용으로 자동화된 탄약운반장갑차의 개발을 추진했으나 크루세이더 사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탄약차 개발도 그만뒀다. 미 육군의 주력 155㎜ 자주포인 팔라딘을 지원하는 M992 탄약장갑차는 손으로 옮기는 수동식이다.

K10은 육군이 2002년 9월부터 127억원을 투입, 삼성테크윈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35개월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대당 26억8000만원이며, 수입 대체 효과가 1조2530억원으로 추산된다. 개발 과정에서 주제어기 등 핵심 부품을 국내 개발해 부품 수입비 250여억원도 절감했다고 육군 관계자는 말했다. 이와 함께 국산 K9을 수입한 터키와 호주 등 5개국에 수출도 전망된다.

육군은 이날 계룡대에서 김장수 육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K10 개발 완료 기념행사를 열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