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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밑줄 쫙] '희망일보 만들기' 대상 탄 목포유달초 율도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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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유달초등학교 율도분교 1학년 담임인 추수영(맨오른쪽 앞쪽) 교사가 독서퀴즈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율도분교는 매월 1권의 책을 읽게 하고, 전교생이 팀별로 나눠 독서퀴즈대회를 연다.

"삼성에버랜드가 주최한 '희망일보 만들기' 공모전에서 우리 학교가 대상을 탔어요!"

지난달 26일 아침 조회 시간에 신문 제작을 지도한 정춘란(44.분교장) 교사가 대상 소식을 전하자 학생들은 일제히 섬이 떠나가라 환호성을 울렸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꿈에 그리던'에버랜드'에도 가보고, 생전 처음 서울에 간다는 설렘에 한껏 들떴다. 지역이 섬이어서 문화 체험의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전남 목포시 충무도 율도리 유달초등학교 율도분교. 전교생이라고 해야 고작 16명이고 교사는 셋이다. 1952년 개교(율도국민학교) 때는 100여 명이었다.

희망일보 만들기엔 모두 골고루 참여했다. 비록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신문사처럼 분업으로 해냈다. 처음엔 학년별로 지면을 맡아 꾸밀 계획이었다. 하지만 맡언니인 6학년 혜영이가 주제별로 묶어보자는 의견을 냈고, 이 의견을 받아들여 학년 구분 없이 주제에 따라 역할을 분담해 기사를 썼다.

교사들의 도움을 얻어 고학년들이 대강의 스토리보드를 짜고, 학생들에게 조사부터 기사 작성을 모두 맡겼다.

"희망일보 만들기" 대상 탄 목포유달초 율도분교

압권은 8개 면 가운데 2개 면을 할애한 '집중탐구-발 발 발' 코너. 학생들끼리 발을 씻으려고 수돗가에 모여 장난을 치다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발 관리를 하자는 뜻에서 기획했다. 이곳 학생들은 감자와 고구마 캐기 등 자연 속에서 학습할 때가 많아 양말을 신는 경우가 드물다. 고학년은 발 건강 관리법을 찾아 적고, 저학년은 자로 전교생의 발 크기를 잰 뒤 색종이를 오려붙여 그래프를 만들었다.

학교 수업 방식은 3,4학년과 5,6학년을 합반으로 운영하고, 1학년은 2학년 학생이 없어 따로 배운다. 예체능 수업은 전교생이 함께 참여한다. 체육시간에 축구를 할 때면 학교에서 키우는 진돗개 두 마리도 선수로 뛴다. 올해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리코더 앙상블팀도 만들어 매일 아침 30분씩 연습한다. 돈이 없어 큰 악기를 다루지는 못하지만, 학부모들은 매일 아침 섬에 울리는 리코더 음률에 뿌듯해 한다. 얼마 뒤에는 본교 '유달 축제'와 목포시내 초.중.고등학생들이 벌이는 '목포 예술제' 등에 우정 출연할 계획이어서 더욱 열심이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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