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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정인영 명예회장, 3전4기 부활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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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라그룹 정인영(85.사진) 명예회장. '재계의 부도옹(不倒翁)'이라는 별칭이 있는 그가 요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매일 휠체어를 타고 서울 신천동 본사에 출근하면서 자신이 창업한 만도 인수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그가 만도 인수에 성공, '3전4기(三顚四起)'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정 명예회장은 1962년 경남 창원에 전력.선박용 발전기를 만드는 현대양행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97년 12월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가 나기까지 그는 재계 12위의 한라그룹 총수였다. 만도는 자동차 제동.조향장치 분야에 특화된 국내 최대 부품사다.

만도의 모체인 만도기계는 99년 11월 현재의 만도와 김치냉장고.에어컨을 만드는 만도위니아, 자동차용 모터를 만드는 캄코 등 3개사로 쪼개져 매각됐다. 만도는 JP모건 계열의 선세이지가 6000억원에 인수했다. 한라건설은 만도를 매각할 때 대주주 지분을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현재 만도 주식 지분은 ▶선세이지 73.11% ▶정몽원(정인영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한라건설 회장 9.27% ▶한라건설이 9.27%를 갖고 있다.

◆ 3전4기=정 명예회장은 지금까지 세 번 좌절을 겪었다. 첫 번째는 80년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가 당시 최대의 중공업 업체이자 주력사였던 현대양행(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이 됐다가 두산이 인수해 현재 두산중공업)을 강제로 빼앗겼을 때다. 졸지에 사업 기반을 잃어버린 그는 만도기계를 국내 최대 부품사로 키워 재기했다.

89년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당시 의학적으로 업무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불 같은 정신력으로 휠체어를 타고 경영 일선에 나섰다. 마지막은 97년 말 한라그룹이 부도를 맞고 파산한 때다. 계열사가 모두 다른 곳에 인수되거나 파산했고 지금의 한라건설만 남았다. 만도를 인수할 경우 한라그룹의 계통을 이어 간다.

◆ 만도 매각의 향방=8월 우선협상 대상자 마감 결과 현대차그룹과 독일의 콘티넨탈과 지멘스, 미국의 TRW 등 세계적인 부품 업체들이 참가했다. 선세이지 측은 인수 가격을 2조원 정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선 1조~1조5000억원 사이에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만도가 외국계 부품사로 넘어갈 경우 현대차그룹이 납품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도 매출의 70%가 현대.기아차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만도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그룹 내 주력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브레이크 사업을 강화하면서 만도를 압박했다.

◆ 한라건설, '실탄'은 있나=한라건설은 만도 인수 자금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내부 유보자금이 1000억원을 넘는 데다 금융권의 지원을 받아 수천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한라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모자라는 자금은 펀드로 모집하면 조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펀드에 현대차그룹과 기아차 정의선 사장 등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우호세력이 있지만 과도하게 비싼 가격에 우선 매수권을 행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라그룹 정인영(85.사진) 명예회장. '재계의 부도옹(不倒翁)'이라는 별칭이 있는 그가 요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매일 휠체어를 타고 서울 신천동 본사에 출근하면서 자신이 창업한 만도 인수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그가 만도 인수에 성공, '3전4기(三顚四起)'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정 명예회장은 1962년 경남 창원에 전력.선박용 발전기를 만드는 현대양행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97년 12월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가 나기까지 그는 재계 12위의 한라그룹 총수였다. 만도는 자동차 제동.조향장치 분야에 특화된 국내 최대 부품사다.

만도의 모체인 만도기계는 99년 11월 현재의 만도와 김치냉장고.에어컨을 만드는 만도위니아, 자동차용 모터를 만드는 캄코 등 3개사로 쪼개져 매각됐다. 만도는 JP모건 계열의 선세이지가 6000억원에 인수했다. 한라건설은 만도를 매각할 때 대주주 지분을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현재 만도 주식 지분은 ▶선세이지 73.11% ▶정몽원(정인영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한라건설 회장 9.27% ▶한라건설이 9.27%를 갖고 있다.

◆ 3전4기=정 명예회장은 지금까지 세 번 좌절을 겪었다. 첫 번째는 80년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가 당시 최대의 중공업 업체이자 주력사였던 현대양행(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이 됐다가 두산이 인수해 현재 두산중공업)을 강제로 빼앗겼을 때다. 졸지에 사업 기반을 잃어버린 그는 만도기계를 국내 최대 부품사로 키워 재기했다.

89년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당시 의학적으로 업무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불 같은 정신력으로 휠체어를 타고 경영 일선에 나섰다. 마지막은 97년 말 한라그룹이 부도를 맞고 파산한 때다. 계열사가 모두 다른 곳에 인수되거나 파산했고 지금의 한라건설만 남았다. 만도를 인수할 경우 한라그룹의 계통을 이어 간다.

◆ 만도 매각의 향방=8월 우선협상 대상자 마감 결과 현대차그룹과 독일의 콘티넨탈과 지멘스, 미국의 TRW 등 세계적인 부품 업체들이 참가했다. 선세이지 측은 인수 가격을 2조원 정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선 1조~1조5000억원 사이에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만도가 외국계 부품사로 넘어갈 경우 현대차그룹이 납품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도 매출의 70%가 현대.기아차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만도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그룹 내 주력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브레이크 사업을 강화하면서 만도를 압박했다.

◆ 한라건설, '실탄'은 있나=한라건설은 만도 인수 자금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내부 유보자금이 1000억원을 넘는 데다 금융권의 지원을 받아 수천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한라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모자라는 자금은 펀드로 모집하면 조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펀드에 현대차그룹과 기아차 정의선 사장 등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우호세력이 있지만 과도하게 비싼 가격에 우선 매수권을 행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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