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웃사랑까지 배달해 드려요… '최고 집배원상'성상현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 지역사회 자원봉사로 우정사업본부로부터 ‘고객에게 감동을 준 최고의 집배원상’을 받은 성상현씨가 의정부 우체국을 나서고 있다.

12일 오전 11시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1동 한 연립주택.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던 의정부 우체국 집배원 성상현(40)씨가 무거운 과일 상자를 들고 힘겹게 걸음을 떼던 50대 주부를 보자 바로 다가가 말을 건다.

"힘드시죠? 집배원인데요. 제가 들어 드릴게요. 몇 층에 사시는지요?"

아주머니의 물건을 건네받아 4층 집까지 옮겨준 성씨는 다시 3층으로 내려와 초인종을 누른다. 문을 연 주인에게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등기우편물을 전달하곤 다시 말을 붙인다.

"오늘은 제게 심부름시키실 일이 없나요?"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움직이는 자원봉사자'이자 '아름다운 집배원'으로 통하는 성씨의 일상이다.

집배원 경력 10년인 그는 언제나 고객을 감동시키는 일을 찾는 데 골몰한다. 단정한 복장과 친절한 인사는 기본이다. 편지와 소포를 우체국에 가져가 대신 부쳐주는 건 물론 바쁜 고객들의 공과금 납부도 돕는다. 게다가 현관문이 열린 집은 문을 꼭 닫아주고, 밤늦게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에겐 귀가를 권유하는 등 청소년 생활지도까지 한다.

지난해 4월부터는 주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 의외로 많다는 데 놀라 이들을 돕는 데 열중하고 있다. 집배원 18명의 팀장이기도 한 그는 매주 한 차례씩 쉬는 시간을 활용, 동료와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으로 쌀.라면.과일.장난감 등을 구입해 혼자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장애인 가정 등을 돕고 있다.

이런 공로로 그는 최근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전국 1만5000여 집배원 가운데 '고객에게 감동을 준 최고의 집배원상'을 수상했다. 성씨는 상금으로 받은 100만원을 털어 백과사전 전집을 구입, 자신의 우편 배달지역인 신곡1동 문화센터 내 도서관에 기증해 또 한번 주위를 감동시켰다.

성씨는 "내가 배달한 우편물을 받은 고객들이 미소지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낀다"며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재신(52) 의정부 우체국 물류과장은 "성씨는 주민들을 감동시킨 대가로 우체국 보험과 예금 유치 실적도 아주 좋아 우리 우체국에서 없어서는 안 될 보배"라며 칭찬했다.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