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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새물맞이 D-1] 이명박 시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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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치마 입은 여성분은 조심하세요.” 청계천 세운교는 다리 가운데 부분에 유리가 깔려 있어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밑에서 볼 수 있다. 김성룡 기자

이명박 서울시장은 29일 "복원된 청계천 주변에 국제금융센터를 유치해 강남과 여의도 지역을 잇는 금융 삼각벨트로 육성함으로써 서울을 동북아 금융도시의 허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청계천 복원 과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청계천을 방문한 외국인이 3000명을 넘어섰다"며 "앞으로 외국에 청계천 복원에 관한 노하우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계기는.

"미국에 있을 때 보스턴시의 환경복원사업인 '빅딕'(big dig) 공사 현장에 가보고 청계천 복원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과연 이것을 공약으로 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갈등을 많이 했다. 주위에서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일도 안 하고 막연하게 출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성공 요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서울 시민과 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협조 덕분이다. 역사상 이해당사자가 이렇게 많은 공사 프로젝트는 없었을 것이다. 시작 단계부터 이해당사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일관되게 설득했다. 상인들을 4200번이나 만났다. 이들은 진심을 알고 난 이후 감동스러울 정도로 협조해 왔다."

-청계천 복원의 사회경제적인 파급효과는 무엇인가?

"청계천 복원은 역사와 문화의 복원이며 생명의 복원이다. 또한 도시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지역발전사업이기도 하다.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서 시민들의 휴식과 문화공간이자 도심의 문화 유적지와 청계천을 연결하는 국내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해외에서 연간 200만~300만 명이 청계천을 보러 올 것으로 기대한다."

-청계천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도심 생태하천이다. 환경적 의미도 특별한데.

"하천이 복원되면서 주변 기온이 약 3~4도 내려가는 등 주변의 생활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청계천의 주변 개발로 강남북을 연결하는 녹지축이 형성돼 서울 전체의 생태환경이 크게 변모하리라 생각한다. 서울의 지천인 도봉천과 우이천.성북천.도림천.홍제천 등을 연차적으로 복원하겠다."

- 복원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청계천의 상징이랄 수 있는 수표교를 복원하지 못했다. 오간수교도 성곽을 전부 연결하려면 시간이 걸려 같이 준공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복원공사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문화재가 훼손되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과거에 훼손된 문화재를 발굴하고 복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복원 비용(3900억원)이 실제 계획하고 별로 차이가 안 나던데?

"공기 내에 공사를 끝내는 것이 국가사업에서는 99% 없다. 공기를 3개월 단축했으니까 예산에 맞출 수 있었던 것이다. 최신 공법을 도입한 데다가 청계천은 상인들이 협조를 잘해줬고 천재지변도 없어 계획대로 마칠 수 있었다. 공무원들도 공기 안에 마친 것에 대해 스스로 놀란다."

-청계천변에 세운 상징물들을 잘 관리해야 할 텐데.

"지자체가 기증한 것은 해당 지자체가 2년간 관리한다. 나머지는 시설관리공단과 2년간 같이 관리하면서 기술을 전수받기로 했다."

-청계천 상인, 영세 소상공인 대책은.

"청계천 준공식 이후에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공용 물품 우선구매, 경영안정자금 지원, 상가 리모델링사업 지원 등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기존에 운영하던 '상인대책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청계천 상인 의견을 적극 수렴, 상인대책을 지속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남은 과제는.

"청계천을 항구적으로 소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우리도 돌발강우 등 비상시에 시민의 안전과 시설물 안전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완벽한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청계천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조례도 준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청계천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고 본다."

정리=권근영 기자<young@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복원에 쏟아진 말… 말… 말
"청계천서 주웠다는 말 없어질 것"
"청와대행 열쇠를 개천서 찾을지도"

▶"복원을 수용은 했지만 그 때문에 상권의 30%가 무너졌다"-이웅재 청계천 재개발 상인대책위원장, 서울시가 청계천 상인을 위한 추가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개발주의자가 만든 새로운 개천일 뿐이다"-이희덕 전 연세대 교수, 진정한 복원은 멀었다며.

▶"물고기.잠자리.꽃을 보니 내가 정말로 이런 일을 했나 싶다"-2년3개월 동안 청계천 복원공사를 한 하진철 현장소장, 천변 생태가 이렇게 살아날 줄은 몰랐다며.

▶"지금은 1단계 복원에 불과하다."-청계천 복원 아이디어를 낸 노수홍 연세대 보건대학장, 지천과 문화재 복원 및 마구잡이 개발 억제가 뒤따라야 한다며.

▶"이런 게 발상의 전환이다."-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청계천 복원은 개발시대의 상징인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도시 고유의 환경.문화 자원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 한 것이라며.

▶"성한 사람에게나 쓸모있을 뿐."-휠체어 장애인 김정(27)씨, 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렵다며.

▶"서울시장은 청와대로 가는 열쇠를 서울 한복판 개천에서 찾을지도 모른다."-로이터통신,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며.

▶"청계천에서 주워왔다는 옛말은 없어지겠다."-시민 양춘자(61)씨, 옛 이미지와 달리 깔끔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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