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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부리·돈가스·튀김·라면…싸고 맛있는 일본 음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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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음식의 천국이다. 발품을 팔면 팔수록 더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일본 요리라 하면 많은 사람들은 스시나 사시미를 꼽는다. 섬나라여서인지 싱싱한 생선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많다. 아마 매일 생선요리를 먹는다고 해도 며칠은 다른 요리를 먹게 될 정도다. 하지만 스시나 사시미는 아주 고급 요리에 속해 일상적으로 가볍게 먹는 음식은 아니다. 물론 회전스시집에 가면 105~210엔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지만 아무래도 주방장이 직접 떠주는 회로 바로 만들어 주는 스시나 사시미에 비하면 보는 맛이 덜할 수밖에 없다.

스시와 사시미만 일본을 맛볼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돈부리·돈가스·튀김·라면 등도 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점심식사로 이용하는 메뉴이기도하다.

돈부리에는 가장 흔한 소고기 덮밥인 '규동'과 돈가스를 올린 '카츠동', 튀김을 올린 '텐동', 닭고기와 계란을 같이 넣기 때문에 부자가 같이 들어간다고 해서 '오야꼬동', 그리고 7월 7일 먹지 않으면 서운하다는 장어를 얹은 '우나동', 참치회와 연어알을 얹은 '마구로이쿠라동', 익힌 연어살과 연어알을 얹은 '사케이쿠라동' 등이 있다.

일본 돈가스는 생 돼지고기로 만들어 육즙이 풍부하고 빵가루가 우리의 것보다 커서 겉은 바삭거리고 속은 부드럽다. 게다가 단순히 돈가스로만 먹는 것이 아니고 우동 위에 얹어먹기도 하고 카레를 뿌려 먹기도 하는데 생각보다 별미다.

튀김은 어른들이 좋아하는 굴튀김 '카키아게', 닭튀김의 한 종류인 '카라아게', 각종 해산물튀김과 야채튀김 등 다양한 재료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많다.

튀김은 낱개로도 판매하며 보통 밥과 함께 먹는다. 즉석에서 튀겨주기 때문에 우리 것 보다 아삭아삭하고 재료가 신선해 맛이 좋다. 튀김도 꽤 고급요리에 속한다. 그러나 저렴한 가게도 많다. 맛은 그다지 차이가 없고 크기가 조금 다를 뿐이다.

라면은 지방색이 가장 강한 음식 중 하나다. 그 지방을 대표하는 라면이 있는가 하면 가게에 따라 그 지방의 특산물로 만든 라면도 있다.

돼지기름에 돼기고기를 얹은 것이 특징인 규슈의 '하카다라멘', 하얀 국물이 일품인 '샷뽀로라멘'등이 있고, 맛을 진하고 깔끔하게 간장으로 간을 한 '쇼유라멘', 맑은 국물과 신선한 야채가 들어가 소금으로 간을 한 '시오라멘', 돼지뼈로 국물을 낸 '돈코츠레멘' 등 라면 종류 또한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을 내는 라면이 있다.

대개 음식점의 형태는 주방을 둘러싸고 있는 바형 테이블이 중심으로 바 뒤쪽으로 3~4개정도의 4인용테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형태로 돈부리집과 라면집의 경우로 바형 테이블이 'ㄷ'자와 'ㄹ'자로 이루어진 곳이 있다. 그리고 좌석이 없이 그냥 바형 테이블에서 서서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는데 큰 역주변이나 사무실이 많은 역 주변에서 볼 수 있다.

가게의 입구에는 음식모형이 항상 준비 되어 있는데 이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밥알 하나까지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형덕분에 글을 몰라도 모형을 보고 음식을 결정하고 주문하면 된다. 가끔 모형을 보면서 설마 이거랑 똑같이 나올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경험상으로 이야기하면 토핑의 위치까지 똑같이 나온다. 그래서 메뉴를 결정할 때엔 쇼핑을 하듯 가게 앞의 모형을 보고 음식을 결정하고 가게를 선택하면 된다. 그렇기에 일본어를 못한다고 너무 큰 걱정은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영어로 메뉴를 표기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영어발음 그대로 말하면 된다.

음식의 가격은 세트메뉴경우 점심때라면 대체적으로 600~1000엔 정도이고 그 외 시간은 800~1500엔 정도이다. 세트메뉴는 밥, 미소시루(된장국), 메인요리, 절임반찬 한두 개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단품으로 나오는 돈부리의 경우는 300~800엔 사이로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크다. 라면의 경우는 700~1000엔 정도로 가게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일본에 여행을 가면 가격이나 어떤 음식을 주문해야 할지 몰라서 편의점에서 주먹밥이나 도시락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행에 있어서 음식 또한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문화라고 생각된다. 조금만 용기를 가진다면 정말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기에 드리는 말이다. 기회가 된다면 스시나 사시미 이외의 음식을 꼭 맛보라 권하고 싶다.

윤태원 화인존 대표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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