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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벌써 후끈] 현직 후보 없는 '무주공산' 선거구 34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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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현직 후보가 없는 선거구가 여러 곳 생겨난다.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후보들끼리만 경쟁, 이른바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는 셈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현행 지방자치법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민선단체장 출현에 정치적 부담감을 느낀 국회는 첫 민선단체장 선거(1995년 6월)가 치러지기 직전인 1994년 말 지방자치법을 개정했다. 법 제87조 1항에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은 3기에 한한다"는 내용을 신설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세 번 연속 당선된 단체장은 내년 선거에서 같은 선거구에서는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해당되는 곳은 광역자치단체(시.도)가 16곳 중 2곳(경북.충남), 기초자치단체(시.군.구)는 234곳 중 32곳(13.7%)이다.

특히 18개 시.군 중 7곳(38.9%)이 해당되는 강원도는 예비 후보가 가장 많다. 삼척시는 현직 대학총장과 시의원.전직 공무원.정당인 등 15명이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만도 12명이다. 강릉시도 9명의 예비후보가 정당 공천을 받기 위해 뭍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머지 5곳에서는 4~9명씩이 학연과 직장연.혈연 등을 앞세우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6명이 연임 제한에 걸린 부산.경남도 사정은 비슷하다.

3선 단체장 중 상당수는 오랜 지방정치 경험을 살려 정당 지도자나 광역단체장.국회의원 등으로 변신할 전망이다. 자민련에서 탈당한 심대평 충남지사는 중부권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고, 권문용 강남구청장.김세웅 무주군수 등은 시.도지사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남호 서초구청장.고재득 성동구청장 등은 2008년 총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67세로 비교적 고령인 이의근 경북지사는 아직 뚜렷한 계획이 없다고 그의 한 측근이 전했다. 한편 3선 단체장 27명은 "단체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공무담임권.평등권.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며 4월 20일 헌법소원을 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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