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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코트라 확 바꾼다 … 홍기화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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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부승진한 홍기화(사진) 코트라(KOTRA) 사장이 조직개혁의 큰 줄거리를 내놨다. 홍 사장은 2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해외 무역관의 역할을 특성별로 엮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코트라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전세계 101개의 코트라 해외무역관을 자동차. IT(정보기술). 문화 콘텐트. 플랜트.환경. 의료. 농수산. 광(光)산업 등 10개 산업 벨트로 구축하는 일이다. 예컨대 섬유의 경우 해외 무역관들이 그동안 개별적으로 현지 조사 및 마케팅 업무를 추진 했지만 이제는 LA.밀라노.베이징 등 섬유산업 관련 무역관이 서울의 동대문상가, 대구와 밀접하게 일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장 수요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 애틀란타.베오그라드.무스카트.베이루트 등 4개 무역관을 폐쇄하는 한편 시리아 다마스커스 무역관을 신설하고 베트남 등 신흥 지역 무역관의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코트라는 사업 예산의 30% 이상을 벨트사업에 투입하고 시장개척 사업 등 기존의 정형화된 업무의 비중은 줄일 계획이다. 이 개편안은 홍 사장이 4월 취임한 이후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내부 태스크포스팀과 3개월간 토론을 벌여 확정한것이다. 홍 사장은 개편안에 대해 단성사 등 전통영화관이 쇠퇴하고 복합상영관이 떠오른 사례를 들며 "코트라도 계속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사장은 정량적 평가 시스템이 강화되며 조직이 지나치게 기존의 업무에 집착하면서 '숲'을 보지 못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 오슬로와 페루 리마 무역관의 예를 들었다. 그는 "두 무역관이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슬로 무역관이 선박엔지니어링과 해양 자원개발업무에 치중하고, 리마 무역관이 광물자원 경제협력에 다리를 놓으면 지금보다 훨씬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사장은 아울러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과감히 외부 전문가 영입 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최근 박사급 전문인력 5명을 채용하고 코트라 아카데미 원장도 외부인사로 기용했다. 홍 사장은 또 "해외 지사를 두려는 많은 공공기관에 코트라 조직과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홍 사장의 개혁안에 대해 직원들은 '정확한 방향 설정'이라고 환영하면서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장이 직접 만든 안이라 일은 더 많아지게 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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