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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후기는 남의 이야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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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이미애
네이버 카페 국자인 대표

2016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이제 수시 원서접수 시점까지 꼭 8개월이 남았다. 누군가에게는 이 여정이 9개월에 끝날 수도 있고(수능 최저가 없는 수시를 지원한 경우 10월 말 발표), 누군가에게는 13개월이 남았을 수도 있다(정시 추가합격의 경우 공식적으로 2월 중순까지).

 국자인은 대입정보 공유카페이고, 수시 중심의 카페다. 하지만 수시합격 후기를 카페에 올리는 일은 정시 발표가 나는 시기까지 자제한다. 수능이나 정시를 준비하는 분들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이제 정시 합격 발표가 시작되는 시점에 수시 합격의 후기를 선배맘들이 올려주기 시작한다. 후배맘들에게 도움이 되려는 정성이 담긴, 웬만한 짧은 논문 길이의 진정성 있는 후기들이다. 자랑하는 글이 아니다. 그들이 작년 이맘때 다른 선배맘들의 이야기와 후기를 듣고서 “나도 저렇게 선배맘으로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이렇게 나눔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전형별로 학교별로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수년간의 이야기를 선배맘으로 후배맘에게 가장 객관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자 이야기 보따리를 펼친다. 학생부전형, 논술전형, 특기자전형 등등. 그런데 이 이야기를 허겁지겁 삼일 굶은 듯 집어먹으려는 분이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분들이 많다.

  그렇다면 현재 고2 이하 예비 수험생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들의 성공후기를 따라 하는 것일까. 아니다. 따라 할 수도 없다. 모두 자신의 자녀에게 최적화한 결과이기 때문에. 자, 수시지원을 준비하려면 자녀의 학생부를 출력하자. 그리고 반복되는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면 객관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 키워드가 잘 찾아지는 아이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적합하다. 대부분의 학생부는 키워드가 별로 없다. 꼭 학생부종합전형이어야만 하는 것도 아닌데 키워드가 없다고 낙심할 필요도 없다. 준비의 시작점을 이야기할 뿐이며 얼마든지 변경 가능하다. 이제 8개월의 여정을 시작하는 방향을 정하는 것뿐이다.

 여행은 중간에 길을 헤매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어떤 경우는 처음 정한 길로 올곧게 가고 어떤 경우는 중간에 한 번 노선 수정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정해진 길로 가다가 한 번 옆길로 잠깐 갔는데 그것이 길이 되기도 한다. 올해 남의 후기는 내년 내 후기가 될 수 없다. 아무리 진실되고 거짓이 없다 해도 남의 이야기다.

이미애 네이버 카페 국자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