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교구 질 형편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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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는 21일은 과학의 날-.
과학기술교육의 강화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학생들에게 학습의욕을 고취시키고 과학정신을 길러주는 우수한 과학 교구가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 초·중·고의 과학교구는 조악한 상태에서 난립 상을 보이고 있어 개선책이 시급한 실정.
현재 초·중·고 교과과정에 걸쳐 개발된 과학교구는 모두 7백여 종. 인체과학· 천체과학· 생물·화학용의 분야를 통해 중량 5g의 추에서부터 크기 2m, 15kg에 달하는 유수대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전국 1만3백여 개 교의 초·중·고를 대상으로 연 40억 원의 시장을 목표로 과학교구를 생산, 공급하는 업체는 대한구원공제회가 운영하는 과학교구공사를 비롯, 2백여 개 소가 되는데 몇 개 업체를 제외하면 영세성을 면치 못해 제품수급 상 큰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학교단위의 예산집행과정에서 덤핑과 난립으로 조잡한 기준 미달품들이 구입되는 예가 없지 않다는 것.
현재 온도계나 자 같은 것은 메이커마다 차이를 보일 만큼 부정확한 실정이므로 하루속히 시설기준을 마련, 제품공급을 받도록 해야 하며 기준에 부합하는 업체를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강구돼야할 것이란 여론이 높다.
또한 현재의 교구는 60년대 초반에 개발됐거나 외국 것의 모방이 많아 전반적으로 변화하는 교과내용과 교수방법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에 상응하는 독창력 있는 제품의 개발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D국교 과학주임교사 이 모씨는 『일반문구류는 [품]자 표시로 불량품을 규제하면서 이 보다 더욱 정밀해야 할 과학실습교구의 난립을 방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기초과학교육의 장래를 위해 하루 빨리 과학교구의 생산-공급 체제가 과감히 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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