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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약서 중금속 대량 검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민간전래의 전통 한약재를 원료로한 환약에 인체에 해로운 납·카드뮴등 7종의 중금속이 대량 함유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환약중 특히 납의 오염이 심해 일반 농작물의 납오염도를 수백배나 웃돌고 환약의 종류에 따라서는 세계보건기구의 허용기준 4백29마이크로g을 3백여 마이크로g이나 초과한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대한의학협회가 서울경동시장·종로·대구약령시장등 전국13개 대도시 한약재 시장등에서 ▲부인병치료제11종▲위장약16종▲보약13종▲신경통약▲기타10종등 모두51종의 전통약제를수거, 서울대·고대·연대의 예방의학교실에 맡겨 검정한결과 9일 드러났다.

<납>
납은 부인병치료제에서 1g당 0.74∼42.14마이크로g이 검출됐고, 위장약에서 0.25∼6.3마이크로g, 보약에서 0.25∼9.22마이크로g, 기타 약에서0.89∼7백34.63마이크로g이 검출됐다.
이는 환경청이 조사한 우리나라쌀등 농작물의 납평균오염도 0.04∼0.85마이크로g에비해 훨씬 높은 오염도다.
특히 환피의 경우 위장약에서 최고 4백74.71마이크로g, 보약에서66.11마이크로g, 부인병약에서 12.56마이크로g이 검출됐고 내부약제에서는 대체로 환피보다 적게 검출됐으나 신경통약·비뇨기질환치료제등 기타약에서는 세계보건기구의 허용한도 4백29마이크로g보다 높은 7백34.63마이크로g까지 검출되기도했다.

<카드뮴>
부인약에서는 1g당 0.023∼0.303마이크로g, 위장약에서 0.007∼0.112마이크로g, 보약에서 0.017∼0.101마이크로g, 기타약에서 0.009∼0.193마이크로g이 검출돼 농작물중의함량(0.02∼0.11)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조사팀은 일부입자가 작은 환약은 수십알씩이나 다량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약을 장기복용할경우 인체에 무서운 질병을 우발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니켈·구리·아연·망간>
니켈은 0.03∼7.65마이크로g이 검출돼 농작물에 함유돼있는 0.15마이크로g보다 훨씬 높은 경우가 많았다.
구리는 0.007∼32.88마이크로g, 아연·철·망간도 1.02∼2백87.95마이크로g이 검출돼 농작물등의 함유량보다 대체로 높았다. 조사팀은 이처럼 납등 중금속이 많이 함유돼 있는것은 환약제표면에 입히는 운모(돌비늘가루), 금박에 납등의 함량이 많고 환약을 뭉칠때 비위생적인 풀이나 조청을 사용하기 때문인것으로 분석했다.
더구나 이들 환약은 대부분 가정집에서 무허가로 제조, 판매되고 있어 중금속이 다량검출돼 계속 복용할경우 발암의 원인이나 신경·근육조직을 파괴할수있다고 경고했다.
▲김재덕대한한약협회장=허가있는 제약업소가 만든 상표가 분명한 환약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그처럼 다량검출될리 없다.
무허업자들이 만든 불량약품이 문제인데 국민들이 스스로 자각해 이런 믿을수 없는약을 함부로 사먹지말고 상표가 뚜렷한 허가제품을 사도록 해야한다.
우황청심환같은 허가제품에 경명주사라는 성분이 들어가는데 아주 미량의 납성분이 들어있지만 우리식품에 함유돤것보다는 미량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없다.
▲조규상박사(예방의학·가톨릭의대교수)=환약에서 이처럼 다량의 중금속이 발견됐다면 인체에 위협을 줄수있다.
특히 금박이나 물가루등을 입힌 환약에서는 불결한 제조과정에서 납이 어느정도이상으로 검출될 가능성이있다.
이런 환약의 제조과정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감시, 감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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