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최신 지식, 첨단 기술로 무장한 귀신 잡는 해병 길러낼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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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잡는 해병'을 양성하는 데도 대학 교육이 필요할까. 충남 당진에 있는 신성대의 김재근(43) 교수는 "당연히 그렇다"고 잘라 말한다.

"현대전에선 첨단 기술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해병대의 힘은 이 같은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앞서 가는데서 나옵니다. 우리 학교에서 해병이 되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군에서 원하는 지식을 가르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지요."

신성대는 해병 부사관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학과인 전문사관학과를 내년 신학기부터 개설한다. 정원 60명에 2년제 전문대학 과정이다. 군사학과 전기.전자.통신 등이 교과목에 포함된다.

이 학과에 진학한 학생은 해병대가 선발하는 군 장학생으로 우선 선발되며 졸업 후 해병 부사관이 돼 일정 기간(4년6개월) 이상을 복무해야 한다.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학생은 장학금을 군에 반납해야 한다.

"전문군사학과는 정예 해병 요원을 안정적으로 충원하려는 해병대와 학생 모집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학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만든 군.학 협력 프로그램입니다."

해병 부사관의 인기를 감안한다면 전문대학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학생 모집에 걱정이 없는 인기학과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9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 부사관은 최근 취업난 속에서 그 가치가 부각돼 선발시험 경쟁률이 최고 10대 1에 달하기도 한다. 해병대는 그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다. 입학정원이 약 1800명인 신성대는 해마다 정원의 약 80% 정도만 학생을 충원해 왔다.

신성대 교육개발연구소장인 김 교수는 실무작업을 총괄했다. 육군 사병 출신으로 자동차학과 교수인 그는 해병대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지만 자신의 직책 때문에 "이제는 해병보다 해병대를 더 잘 알 정도가 됐다"고 했다. 신성대는 이 학과 설립과 운영에 포괄적으로 협력한다는 협정서를 해병대와 13일 맺었다. 김명균 해병대 사령관과 이병하 신성대 학장이 서명한 협정서에는 해병대가 이 학과의 운영위원회에 참가해 학생 선발과 교수진 구성, 교육과 훈련 등 학과 운영의 전 분야에 대해 대학 측과 협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신입생 모집에 앞서 교수진 구성과 교과목 확정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김 교수는 "이 학과가 해병대의 새로운 등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왕희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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