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노예 상인」들이 모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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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피레네산맥은 프랑스와 스페인을 가르는 천연의 국경이다.
이지역은 몇년전부텨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유럽대륙으로 건너오는 아프리카 흑인청년들의 프랑스 밀입국 루트가 되고 있다. 험준한 지형으로 국경경비가 소홀하기도 하지만 밀입국안내업자들이 이곳에 진울치고있는 까닭이다. ,프랑스신문들이 현대판「노예상인」 이라고 부르고있는 이들 밀입국안내업자들은 유럽국가들이 경제불황에 따른 국내실업증가등으로 노동이민을염격히 통제하면서 생겨난것으로 아프리카의「일손」들을 안전하게 프랑스땅에,밀입국시켜주는것을 돈벌이로 하고있다.
프랑스에 몰래 들어으는 흑인청년들은 대부분 갬비아·수단·모로코 출신들로 가족들이 푼푼이 모아준 돈으로 비행기표를 산다음 우선 현지 스페인 대사관에서 관광비자를 손에 넣는일부터 시작한다.
스페인입국비자를 소중히 간직한 이들은 비행기로 스폐인땅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밀입국 안내조직과 접선하게된다. 이들중에서 현재 가장 유명한것은 「엘·루비오」파. 그는왕년에 프랑스 외인부대애 근무하다 달아난 탈주범이란 것 말고는 신상명세가 불분명해「노예상인」계에선 신비의 인물로 불리고 있다.
각조직의「몰이꾼」들은 공항주변이나 주막집같은데서 자신들의 「사냥감」을 찾는다.
프랑스에 밀입국을 원하는 아프리카 청년들은 거의가 손에 옷보따리를 들고있거나 도회지에 방금 떨어진 시끌사람모양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있기 십상이어서 금새 식별된다.
「노예상인」들은 이들을 15∼18명씩 한조로 모아 밀입국작전을 개시하며 흑인청년들로부터는 그 댓가로 1인당 8백∼1천2백프랑(8만∼12만윈)씩 받아내는게 통례다.
이들 일행은 피래네산맥 가운대 국경경비가 가장 취약한 지점을 택해 국경을 넘게되며 불행히(?) 마땅한 장소가 발견되지 않을때는 경비초소가 빌매까지 산속에서기다리기도 한다.
이렇게 비밀리에 국경을 넘은 아프리카 청년들은 피래네산맥근처의 프랑스농장등에 취업하거나 대도시로 나가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 농장주들은 이들이 비록 밀입국자라도 양순하고 헐값의 노동력이란 매력 때문에 받아들여 주고있다.
이같은 방법으로 프랑스에 밀입국하는 흑인청년들중 상당수가 국경근처에서 체포되고 있는데 79년에 2천4백명, 82년에 1천5백명이 붙잡혀 추방됐다.
【파리=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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