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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남은 음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먹다남은 음식을 되판 서울의 음식점들이 적발되었다. 그 수는 비록20개라고 하지만 개중엔 꽤나 이름이 알려진 음식점도 적지 않다. 그러려니 했지만 충격을 주고있다.
그것은 음식점이라는 곳이 음식을 파는 장소임엔 틀림없지만 또 명백하게 접객영업을 하는 장소에 적합한 청결과 위생과 시설을 두루 갖추어야한다는 기본적인 조건들이 엄청나게 무시되고 있다.
서울의 유명 음식점들이 먹다남은 음식을 다시 손님상에 올려 놓을 점도로 몰염치하고 비위생적이라면 일반적인 음식점영업의 비정상적인 현실을 거기서 모두 볼 수 있다고 할 수도있다.
음식점의 이같은 비정상적 운영상황은 곧 우리가정의 음식관습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것은우리사회전반에 걸친 음식문화의 현실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수치와 비탄을 아울러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반만년역사의 전통문화를 자랑한다는 우리가 생활문화의 기본이 되는 음식의 관리에서 그같은 낙후와 비리를 상식으로 저지른다면 그것은 실로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인들은 일찍부터「식자만물지시 인지소본야」라고 먹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거니와 그런 전통이 아니더라도 현실적인 인문적 삶의 질을 이야기 할 때 가장 기본적인 표준이 되는 것도 식문화의 질적 수준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특히 오늘날같이「외식」이 관례화되고 생활화되고있는 사회현실에서 그「외식」의 주요 담당자인 음식점들이 인문적인 식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한 적합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다.
더욱이 사회발전에 따라「외식」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질 뿐 아니라 관광과 레저와 관련되고 외국인유치를 통한 외화수임이란 측면에서도 더욱 중시되고 있다.
더욱이 86년아시안게임과 88년서올올림픽을 개최하는 우리로서는 체육을 통한 국가이미지제고에 앞서 생활문화의 전반적인 향상을 외국인 손님들에게 전시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에 었다.
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역시 음식점의 음식내용과 접대임은 물론이겠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 움식점들이 비위생적이고 몰염치한「음식」인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금 적발된 음식점은「먹다 남은 음식」을 손님에게 다시 내놓았다는 것 한가지만이 문제로 되었지만 사실은 우리 음식점의 문제가 그밖에도 얼마든지 있다.
작년에 서울의 한 소비자단체가 조사한 바로는 14개 음식점의 1백11개물잔 중에 76%인 개개에서 한계량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되었다.
물론 물잔은 여러 경로를 통해 오염되었다. 물자체가 문제일수 있고 주방에서 쓰는 행주나 종업원들의 더러운 손에서 오염되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장균오염은 그렇다 치고 눈에 보이는 불결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더 큰 문제다.
잘 닦지 않은 식기엔 때로 고춧가루가 묻고, 굳은 음식찌꺼기가 묻어있는 경우도 있다.
음식은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롤 공급하는 것이지만 맛없고 부결한 음식으로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하고 인체를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이 사람을 즐겁게 하고 건강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부쾌하게 하고 생명믈 위엽하는 것이 된다면 실로 이만저만한 망발이 아닐 수 없다.
물론「먹다 남은 음식」은 상식적으로는 사람이 먹었던 음식이니까 사람의 생명을 노리는 위험을 담고 있으리라곤 생각할수 없다.
그러나 「먹다 남은 음식」을 다른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점의 자세엔 다분히 부결하고 비위생적이며 인문경시적인 관념이 지배적임을 누구라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먹다 남은 음식이 먼저 멱은 사람의 불결한 오물과 인체를 해치는 세균이라도 옮기게 된다면 어찌될 것인가.
차라리 음식을 아끼려면 적당하게 음식량을 조절하는 쪽이 더 옮다.
우리 음식점 운영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주로 낭비적이고 비위생적이며 불친절하다는 것으로 지적되고있는 것은 이미 주지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음식의 조리와 관리에 관련된 엄격한 단속과 계몽이 더욱 요구되고있다.,
음식점종사자의 양식과 당국의 단속노력을 아울러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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