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프런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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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프랑스 작가 「쥘·베른」은 해저의 세계를 자유의 천국으로 구가했었다. 『해저 2만 마일』은 그런 주제의 소설이다.
바로 그 해저의 세계가 우리에게 「뉴 프런티어」로 다가왔다.
우리 나라는 최근 유엔 해양법회의의 결의안에 조인한 1백17개국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오늘의 과학자들은 해저를 인류 최후의 개척지라고 말한다. 식량, 물, 광물, 동력을 공급하는 보고. 어떤 낭만적인 학자는 시베리아에 베링해수를 끌어들여 오린지 꽃을 피우는 구상까지 하고있다.
지구 표면적의 70.8%를 차지하는 바다의 규모를 생각하면 호사가들의 공상을 자아내고도 남을만하다.
자원의 경우, 그 부존량(부존량)은 적어도 조 또는 억t으로 표시될 정도다.
우선 태평양지역에만 망간 노들(단괴)이 1조7천억t 부존되어 있다. 핑퐁볼 모양의 덩어리가 그야말로 바다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단괴에는 니켈이 1백64억t, 동이 88억t, 코발트가 58억t, 망간 4천억t이 함유되어 있다는 보고다.
197l년 세계의 석학들이 모인 「로마 클럽」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 당시의 광물자원 수요측정으로 동은 21년, 망간은 46년, 니켈은 53년, 코발트는 60년 후면 고갈된다.
해양학자들은 아마 이 보고서를 보고 웃었을 것 같다. 해저 약 1억평방㎞의 점토층(점토층)에는 현재의 소비량을 기준으로 1백만년 분의 동과 알루미늄 등이 널려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것도 오늘의 해저개발기술수준에서 평가한 것이다. 그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부존량은 얼마든지 늘어날 여지가 있다.
망간이나 니켈, 동, 코발트 등은 우리 나라에서도 수요가 적지 않다.
81년에 무려 2억5천만달러 상당을 수입했다. 앞으로 수요는 늘면 늘지 줄 이유는 없다.
망간의 경우는 특히 강철합금에 없어서는 안될 광물이다. 철의 강도를 가늠하는 구실을 한다. 미국같은 선진산업국에선 석유 다음의 전략자원이 망간이다.
해저를 프런티어로 생각하는 선진국은 이미 해양학(Oceanography)이나 해양공학(Ocean Engineering) 등에 국가적인 열의를 쏟고 있다. 1961년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해양조사를 위한 예산의 배가를 의회에 요구하며 『바다는 우리의 생존이 걸려있는 곳』이라고 했었다.
우리 나라는 말이 삼면바다의 반도국이지, 실상은 첩첩산중의 나라나 다름없다. 바다를 개척할 생각도, 겨를도 없었다. 유엔 해양법회의 조인국은 3천만달러의 투자가 있으면 단독 해저개발광구를 할당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돈보다는 사람의 투자가 더 급한 문제일 것 같다.
이제 우리도 눈을 바다로 돌릴 시대가 되었다. 우리의 뉴 프런티어는 사모에만 있지 않고 바다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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