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저장합금 곧「실용화」|과기원 이재영교수 1단계 연구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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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내에서도 미래의 에너지로 각광받게 될 수소화금속의 제조와 제어기술이 개발돼 실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과학기술원의 이재영교수(재료공학과)팀은 79년부터 시작된 수소화금속의 l단계 연구를 마무리짓고 2단계 연구에 들어갔다.
티탄(Ti)과 철(Fe)의 합금에 약7기압으로 반응을 일으키면 많은 수소를 함유하는 수소화합금이 된다. 이같이 만든 합금은 온도만 조절해 주면 다시 수소가 빠져 나와 연료로 쓸수있다.
수소를 금속에 넣으려 하는 것은 저장량이 많고 안전하기 때문. 액체수소에 비해 금속에는 같은 부피에서 2배를 저장할 수 있으며 금속이기 때문에 많은 위험요인이 제거된다. 따라서 자동차와 같이 중량이 작고 안전성이 요구될 때는 수소화금속을 만들어 수소연료를 이용하는게 가장 좋다.
수소화금속은 최근 수소의 제조가격이 떨어지고 공해가 없다는 점에서 활용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가정용 수소버너가 선보이고 있으며 서독의 벤츠사는 수소연료버스까지 개발하고 있다. 이교수팀은 수소화합금을 활성화가 잘되고 반응속도를 빨리 해 주기 위해 알루미늄과 망간을 이용했다.
활성화란 수소저장 합금에 수소를 가했을 때 수소가 쉽게 흡수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활성화의 쉽고 어려움에 따라 실용성이 좌우된다. 수소를 흡수하고 방출하는 속도를 제어하는 기법도 연료로서의 가치를 결정한다.
알루미늄을 넣으면 티타늄산화막을 제거해 수소가 잘 흡수되는 성질을 갖는다.
수소를 빼어 쓸 때는 온도에 따라 기압을 조절, 수소방출량을 조절해 주게 되는데 상온의 온도범위 안에서 조절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합금의 저장능력은 합금 입방 cm당 수소1·4ℓ로 연료로 손색이 없다. 휴대용 수소버너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철·티타늄합금은 반응성은 좋으나 중량이 무거워 자동차의 연료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연구팀은 2단계 연구로 마그네슘과 니켈, 마그네슘과 구리의 수소화합금을 연구하고 있다.
마그네슘은 철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에 수소를 자동차연료로 이용할 때 차체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수소화금속이 본격 개발되면 그동안 활용되지 않던 국내의 일메나이트광물의 활용이 기대된다. 티타늄과 철의 합금인 일메나이트는 철광석으로서는 제련비가 많이 들어 버려져 왔다. 연구진은 이 일메나이트에 알루미늄을 가해 수소화합금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 수소화금속의 실용성은 경제성에 달려 있는데 언젠가 석유위기가 다시 일어난다면 각광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이교수는『만일 기업체가 수소연료실용화를 추진한다면 충분한 기술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고 연구수준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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