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수정없인「86년재집권」 어렵다|불 지방선거 따른 좌파정부의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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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주원상특파원】 13일 실시된 프랑스지방선거 2차투표결과는 집권사회당을 비롯한 좌파를 우선 안심시켰다. 지난6일의 1차투표에서 대패(62대38)해 대경실색했던 좌파에 숨들릴 여유를 준 때문이다.
전국적인 득표율은 그만두고라도 1차투표때 당선권에 들지뭇해 2차루표를 치러야했던「피에르·모르와」수상, 「가스릉·드페르」 내상등 9명의 현직각료중 8명이 당선돼 정부의 체면을 세웠다.
지난30년간 마르세유시장을 지낸「드페르」내상같은 이는 2차투표에서 낙선하면 장관직을 내놓겠다고까지 공언해야할만큼 당선가능성이 적었었다. 이번 1, 2차투표를 통해 33명의 각료가 출마해 25명이 당선하고 8명이떨어졌다.
좌파는 또 1차투표때의 대도시에서의 열세를 만회했다. 인구3만명이상의 2백18개 대도시중 좌파는 1. 2차루표를 통해 모두 30개도시를 우파에 새로 내주는데 그쳤다. 우파는 당초 약40개 도시를 더얻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했었다.
77년선거때의 대숭으로 좌파는 2백18개 대도시 가운데 1백54개 도시롤 그동안 장악해왔으나 이번 선거로 1백24개 94로 그 비율이 다소 줄었다. 그러나 원래우려했던 것보다는 덜 뺏긴셈이다. 야당세력인 우파에선 파리의 20개구를 석권하고 전국적으로도「지스카르」파(UDF)를 크게 앞지른 「드골」파(RPR)의 「자크·시라크」파리시장이 야권에서 명실상부한 지도자의 위치를 굳히게됐다. 그는 『쇠는 뜨거울때 두드리자』며 벌써 야당권에서의 패권확인 작업을 서두르고있다.
1차투표때 참패한 좌파가 2차투표에서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열세를 만회한것은 좌파지지유권자들을 적극적으로 동원, 기권을 방지한뎨다 1차투표에서 우파를 지지했던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 좌파에 표를 던진때문으로 보인다.
프랑스유권자들은 어느한쪽에 치우치지 않는것이 특징이다.
중앙정부가 우파면 지방자치정부는 좌파, 또 이와 거꾸로되는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
결국 1차투표때 정부에 준 경고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고 좌파정부에 너무 충격을 주지않으려는 국민들의 배려라고 설명할수 있다.
2차투표결과 좌파가 체면을 다소 세웠다해도 좌파정부로서는 이제부터가 문제다. 1, 2차를 통틀어 투표결과는 분명히 좌파정부의 패배였다.
2차루표후 「리오넬·조스랭」 사회당당수가 『열세를 만회했으나 유권자들의 「경고는 잊지않는다』며 정부의 정책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보다 구체적이고 간단하며 보다 일관성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당의 입장을 밝힌것도 이때문이다.
86년 총선고지점령을 위해선 좌파정부의 정책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회당정부가 가장 먼저 손써야할것은 약 9백억프랑(약10조원)에 달하는 대외무역적자 부문이다.
국가경제의 독립성확보와 밀접한 관계가있는 이문제의 해결여하가 좌파정부의 능력과 수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진작부터 보호무역주의나 투자촉진·저축장려·소비절약·새로운 간접세부과·사회보장부문 축소등이 논의돼온 것도 대외수지개선올 위한 방안마련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들을 둘러싸고 정부안에서 서로 강온파로갈려 통일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해온게 그간의 실정이었고 국민들의 이해나 협조도 얻지못했던게 사실이다.
이런 정책들의 성패는 어쨌든 국민전체의 협력여부에 달려있는만큼 어면 방법으로 총체적 협조무드를 만들어가느냐가 앞으로 사회당정부가 해결해야할 난제다.
결국 정부는 노조나 경영자단와의 협상을 보다 강화해 협동주의구축에 힘쓸 것으로 보이며 이와함께 생산성제고, 산업구조현대화, 소득계층간 불평등해소에 주력하리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전망이다.
지금까지 뒷전에 앉아있던 「미테랑」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보다 강화되리란것도 쉽게 예상할수있는 일이다.
그것은 이번 지방선거로 사회당정부의 통치 「견습」이 끝났다고 봐야하고 그동안의 정부내 불협화음과 아마추어주의가 더 이상 국민들로부터 용납되지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테랑」대통령의 복안이 어떤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만 지방선거 전인 지난달 26일 있었던 그의 한 연설에서 앞으로의 정책변화를 가늠할수 있을 뿐이다.
그는 이 연설에서 산업구조현대화의 달성과 경제정책에서의 관료주의와 독선주의·급진주의의 지양을 거듭강조했다. 그동안 꺼려왔던 미·일등의 국기술의 도입 또는 기술제휴가능성도 시사됐다. 정책변화를 위해서는 사람이 달라져야하는만큼 개각은 필연적이다. 82년10윌이후「피에르· 모르와」수상의 퇴진설이 줄곧 개속되고 있지만 금명간 개각은 불가피하다는 소식이다. 수상후보론 「피에르·베레고브와」 사회노동상과 「자크·들로르」경제상이 유력하다. 이들은「모르와」수상보다는 온건론자들이다.
1차투표에이어 2차투표에서도 대패한 공산당과 계속 연합전선을 펼것인가도 사회당의숙제다.
야당의 공격을 피하고 당의이미지를 높이기위해선 공산당과의 결별이 보다 유익하나 현실적으론 무척 힘든일이 아닐수없다.
아뭏든 「미테랑」 대통령의 집권제2막은 이제부터 막을여는 셈이다. 정책의 계속성을 유지하느냐 또는, 여론의 화살에 층격요법으로 대응할것이냐를 결정하는데 정부의 프로페셔널리즘이 요구되는 시기다. 개각의 시기나성격도 이런 바탕위에서 가름될것같다.
파리의 신문들은 이번주 안에「미테랑」 대통령이 국가적 위기극복을 위한 새로운 정치·경제·사회정책을·국민들앞에 밝히고 이의 실현을 위한 「비상내각」을 구성할것으로보인다고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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