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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축구 크는동안 우리는 뭘했나…|30초전 기적의 득점…패배모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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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경=신성순특파원】한국대표화랑은 경기종료 30초전 기적의 동점골을 뽑아내 폭발적인 탄성을 자아내는 드라머를 연출했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일본에 설욕은 커녕 전후반 90분내내 비참한 곤욕을 치르는 수모를 겪었다.
6일낮도오꾜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제11회 한일축구정기전은 한국이 현시점에서 체력·주력·기동성·개인기 그리고 경기운영의 감각 등 모든 면에서 일본에 열세라는 엄연한 현실을 재확인 시켰다.
일본은 과감한 태클로 화랑의 공격맥을 효과적으로 파괴했고 「오자끼」, 「하라」, 「기무라」로 엮어진 공격진은 뛰어난 스피드로 위협적인 역습을 구사, 화랑이 흉내내지 못하는 차원높은 면모를 보여줬다.
화랑은 변병주·함현기의 양윙이 유명무실한 존재가 된채 단조롭고 맹목적인 중앙센터링과 돌진만을 노려 일본수비의 중앙복부는 완강하고 여유있게 두터운 벽을 쌓았다.
일본대표팀은 약4년전부터 당시의 청소년대표를 주축으로 장기적인 육성과 강화에 전념, 이제 개화의 단계에 이르러 훌륭한 팀웍을 구축했으며 끊임없는 해외전자훈련으로 현대축구의 수준높은 감각을 터득한 듯 했다. 화랑에 준 최대의 충격은 선수개개인의 대결에서 번번이 일본선수에 꺾이고마는 새로운 양상이었으며 이것은 전통적인 한일간축구의 판도를 뒤엎는 변고다.
화랑선수들은 1-l의 대결에서 체력·스피드·테크닉이 모두 뒤져 볼을 뺏기고 무력하게 넘어지기 일쑤였다.
화람은 국내팬들의 갈채를 모았던 청소년대표팀의 과감하고 모험적인 논스톱패스나 기민한 동작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 답답하고 한심한 졸전을 거듭할 뿐이었다.
이날경기에서 일본은 전반시작 6분만에 한국문전을 엄습, 페널티지역 좌측으로부터 프리킥된 볼이 GK최인영의 어설픈 펀칭으로 혼전을 일으키자 LK「다나까」가 페널티지역정면으로 달려들며 통렬한 중거리슛을 완벽하게 적중시켜 기선을 제압했다.
화랑은 이후 실점만회를 위해 안간힘을 다했으나 거의 득점능력이 없어보였다. 스트라이커 최순호는 오른발의 부상이 도져 전반20분 이태엽으로 교체됐고 신진 링커진 이흥실·이길룡은 효과적인 공격찬스를 꾸며내기에 아직 역부족이었다.
전반에 2개, 후반에 3개의 슈팅을 날렸을뿐인 화랑은 전반40분 함현기의 센터링을 이태엽이 논스톱으로 슛, 유일하게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고 말았다.
패배가 확연해진 경기종료직전 화랑은 최후의 총공세를 퍼붓던중 LK김경호가 페널티지역우측모서리에서 흘러나오는 볼을 그대로 강슛, 믿기어려운 기적의 골을 성공시켜 드러매틱한 행운의 무승부를 장식했다.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의 승리에 영향받아 정기전사상 전례드물게 2만여 일본관중이 모였다.
한편 대학부경기에서는 한국이 김종환(서울대) 백치수(한양대)의 득점으로 2-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정기전의 역대전적은 국가대표가 7승2무2패. 대학대표가 5승5무l패로 여전히 한국이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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