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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자연건강식-사이비 자연식품(15)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설왕설래 하다보니 다시 말은 원점으로 되돌아와서 자연식의「자연」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식품을 말하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그것만 먹으면 암이고 고혈압이고 무슨 난병이든지 약이나 의술의 힘을 빌지않고 고칠 수 있는 그런 식품이 자연 식품일까. 배불리 일상음식을 포식하는 사람이 그것을 별식으로 먹으면 비상한 정력이 솟아오르는 그런 식품이 자연식품일까.
이런식의 자연식품개념이 우리사회의 의식구조 밑바닥에 깔려있기 때문에 우리사회에는 불분명한 자연식품이라는 것이 범람하고 있다. 한집 걸러 다방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의 주변은 온통 별의별 자연식 간판으로 충만하고 있다.
그와같이 자연식에 대한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가 과연 세계에서 으뜸가는 건강국가인가 하는데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금 식생활을 개선하여 국민영양을 향상시켜야하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되어있지만 그 식생활개선이 오늘날 범람하고있는 사이비자연식을 말하는 것이 아님은 말할 나위도 없다. 요즘 항간에 나돌고있는 자연식품이라는것 가운데는 배부른 타령식의 것이 적지않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환자라든가, 기본적 식생활의 향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낭비를 초래하게 하는 일이 있다면 올바른 국민영양의 보급을 방해하는 요인이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예를 하나든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혈을 신봉하는지. 사슴피·노루피·자라피등…피를 마시느라고 돈을 낭비한다.
그돈으로 가정영양을 향상시킨다면 가족전체가 건강하게 될것아닌가. 뱃속에 들어있는 기생충이 피를 말리는 것은 무관심한채 한두잔 생혈마시는데에 건강의 소망을 거두는 것처럼 허망한 일은 없다.
자연식이라고하여 의학·약학·보건학 및 영양학이나 식품학등의 과학 범주를 벗어난 별개의 존재일수는 없다. 지금 나열한 어느 한분야에도 속하지않는 비전문가들이 자연식의 개발에 앞장을 서고 있는 것도 또한 사리에 맞지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자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틈을 타서 여러가지 건강법이니, 건강식이니 하는 것이 범람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자기환경이나 체질에 알맞은 건강법과 식생활을 터득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지혜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아니하냐』이와같은 성경귀결을 상기하면서 올바른 국민영양의 향상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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