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박았다는 북한산 쇠못 두 산악인이 바위깨고 뽑아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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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속이 다 후련하더군요)』일제가 우리민족의 정기를 꺾기위해 북한산 정상에 박았다는 쇠못을 뽑아낸 백태흠씨(62·상업·서울필동2가84의53).
길이 1m10cm, 무게5·5kg의 6각형놋쇠로 된 이 쇠못은 일제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북한산등 산세가 수려한 명산에 민족의 맥을 끊겠다는 악의에서 은밀히 박아놓았다는것.
백씨가 이 쇠못을 뽑은 것은 지난 81년8월. 어렸을 때부터 이같은 사실을 어른들로부터 소문으로만 들어오다 평소 즐겨 등산을 하던 백운대정상 바로 아래쪽 8백여m지점의 암자옆 옹달샘이었던 자리에서 쇠못의 머리부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해머·정등으로 매일 바위를 부수는 작업을 했지만 할 일을 한다는 마음에서 힘든 줄도 몰랐다』는 백씨는 21일만에 땅속에 깊이 묻혀있는 쇠못을 뽑아냈다.
이 일을 하는 동안 소문을 듣고 같이 작업하기위해 달려온 김우식씨(42·82년작고)와는 매우 친한 사이가 되기도 했다.
백씨는 이 쇠못을 집 다락에 보관해오고 있다.
『10년동안 서울근교의 산들을 오르내리며 건강을 지켜왔다』는 백씨는 매년 11월30일이면 북한산 인수봉앞에서 등반사고로 숨진 사람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화제의 인물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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