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자연건강식| 자연식은 유아 때부터(14)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즐겨 드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고 「당신이 매일 무엇을 들고 있는가를 말해 보십시오.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살수 있겠는가를 예언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도 있다.
크게는 나라나 민족에 따라 식사가 다르다. 육류를 주식으로 하여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육식편중의 식사는 가미형의 식사이며, 쌀밥을 주로 하는 탄수화물섭취가 많은 식사는 아시아의 미식편중의 식사다.
요즘 우리 나라의 식사패턴이 점차 구미형인 육식편중형으로 전화되어 가고 있다. 육식편중이 되면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심근경색증이 생기기 쉽고, 쌀밥편중이 되면 당질과 식염과잉이 되어 고혈압과 뇌졸중이 많아진다. 그러니까 결국 성인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육식편중도 아니고, 쌀밥편중도 아닌 두 가지를 절충한 식사, 즉 단백질·지방·탄수화물·비타민 ·미네랄의 균형이 잡힌 식생활이 건강에 제일 좋다는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에서는 두부를 먹는 붐이 일어나서 두부에 관한 해설서, 또는 두부를 원료로 하는 요리책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이나 지방을 두부의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값싸고 흔한 두부대신 불고기나 갈비를 먹어야만 영양이 된다고 외국에서 쇠고기까지 수입해오고 있는 형편이다.
요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안의 어린이들 가운데 「고지혈증」환자가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다.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져서 결국은 동맥경화증이 된다. 「성인」도 되기 전에 「성인병자」가 된다는 비극은 무턱대고 동물성식품 편중이 몸에 좋다는 착각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미국의 식생활을 다음과 같이 평한 사람이 있다.
건국 당초의 미국인 식생활은 밀·오트밀·옥수수를 주식으로 하고, 야채류를 부식으로 하였으며 동물성 식품의 섭취는 전체량의 10∼15%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동물성식품의 섭취량이 대폭 증가되어 전체의 40∼50%를 차지하며, 대신 곡식은 10∼15%로 저하되고 설탕·커피·주스·청량음료수 등이 대체되었으며, 그나마도 화학적인 가공식품이기 때문에 농약으로 변질된 것에 인공감미료·인공비타민 식품첨가물 등이 들어있다. 그 때문에 체질에 커다란 변조를 초래하고 있다.
이 같은 건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0세기초의 식사패턴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형편인데 우리는 남이 나쁘다고 반성하고 있는 식사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식생활의 향상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유아를 모유로 기르지 않고 우유로 양육하는 것은 일종의 영아살인이 된다고 하여 모유 먹이기를 전세계적으로 외치고 있는데, 우리는 지식층일수록 인공영양을 섭취하고 있다. 자연식은 성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갓난아이에게도 시급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