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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기다리는 시간, 2014년 12월 31일 사진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3. 12. 31
@Bangkok, Thailand
회사 입사 후 나에게 주는 선물로 매년 연말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스물아홉, 내 20대의 마지막 날은 방콕에서 보내기로 했다. 10년지기 친구와 야경을 보기 위해 아시안티크를 찾았다. 평소 한적하던 그곳은 쿵쾅거리는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함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로 다른 언어로 ‘5, 4, 3, 2, 1’을 외친 순간, ‘We are the World’가 떠올랐다.
by 윤송이(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여행자)

2012.12.31
@Bern, Switzerland
독일에 있던 나와 이탈리아로 여행 을 떠난 친구는 스위스 베른에 있는 친구 집을 찾았다. 퐁듀와 애플파이로 식사를 마치고 자정 시간에 맞춰 대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폭죽과 샴페인을 터뜨리며 새해를 맞았다. 비가 내려 촉촉히 젖은 바닥에 거리를 장식한 램프 불빛이 반사됐는데, 그 빛나는 모습마저 아름답게 느껴지던 밤이었다.
by 이현주(노르웨이 트롬소에서 오로라를 보며 ‘해피 뉴 이어’를 외치고 싶은 포토그래퍼)

2013.12.31
@Singapore, Singapore
마리나베이에서 수많은 인파에 휩쓸려 집까지 걸어와야 했지만 카운트 다운 시간에 맞춰 싱가포르 관람차에 탑승해 하늘과 가까이에서 보던 불꽃놀이 풍경을 잊을 수 없다. 바다 위에서 래플스 시티와 머라이언 파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싱가포르 신년 불꽃놀이는 살면서 한 번쯤 꼭 봐야 할 장관이다.
by 클로이(자칭 싱가포르 전문가, <싱가포르에 취하다> 저자)

2009.12.31
@Milano, Italy
밀라노에서 함께 유학한 우리는 특별한 날이면 어김없이 두오모 광장에 모였다. 밀라노의 겨울은 영상의 온도가 유지되고 눈보다 비가 많이 내리는데, 이때는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다. 이동하기 어려울 만큼 폭설이 내린 날이었지만, 12월 31일엔 기어코 연말 분위기를 즐기겠다고 두오모 거리를 누리던 기억이 난다.
by 박현주(패션 디자이너이자 영화를 사랑하는 금호동 힙스터)

2013.12.31
@Hong Kong, Hong Kong
우연히 본 홍콩 신년 불꽃놀이 사진을 계기로, 2011년부터 3년간
연말을 홍콩에서 보냈다. 빅토리아 하버에서는 거대한 신년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이 불꽃놀이를 제대로 보려면 옷깃을 파고드는 빅토리아 하버의 매서운 추위와 배고픔을 다섯 시간가량 참고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새해 불꽃놀이를 보면 내년에 다시 오리라 다짐하게 된다. ‘꽁헤이 팟쵸이!’ by 박선영(여행과 인생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

2010.12.31
@Vienna, Austria
12월 31일은 오스트리아 빈 전체가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한다.
빈 시청사 앞에 모인 사람들은 푼쉬를 마시면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새해를 기다린다.
카운트 다운과 동시에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를 뒤로하고 키스를 나누던 연인, 왈츠를 추던 사람들, 와인잔을 바닥에 던지며 새해의 행운을 기원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by 고지연(‘지금이 아니면 영원히’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도서 <스웨덴 라이프> 저자)

2008. 12. 31
@Christchurch, New Zealand
언젠가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곳이 뉴질랜드다. 2008년, 17년지기 친구와 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났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 있는,
그 자체로 예술이 되는 곳이었다. 멋있는 풍광에 반해 무작정 사진을 찍었다. 12월 31일, 친구와 캐치볼을 하고 난 뒤 술을 마시며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날 밤 사람들로 북적인 곳은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앞이었다.
by 오태경(3백65일 카메라에
세상을 담는 포토그래퍼)

2010.12.31
@Reykjavik, Iceland
1960년대 이후 가장 혹한 뉴욕의 한파였다.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피하자!’고 친구들과 즉흥적으로 계획해 아이슬란드로 떠났다.
이토록 아름답고 넓은 하늘은 처음이었다. 아이슬란드의 겨울은 금세 해가 지기 때문에 다음 여정을 재촉하는 듯했다. 하늘에 닿을 듯한 지평선과 화산섬, 걸으면 땅에 얼어 있던 이끼들이 사각거렸다. 아이슬란드로의 여행은 내가 살면서 후회하지 않은 일 중 하나다.
by 민유정(꿈꾸는 프리랜서)

2013.12.31
@Paris, France
대학 선배와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 12월 31일 밤은 에펠탑 앞에서 보내자는 이야기를 나눌때만 해도 꿈만 같았다.
꿈은 곧 현실이 됐다. 12월 31일의 파리는 사람들의 흥분과 열기로 들썩였다. 에펠탑으로 가는 길에 만난 사람들은 흥에 취해 국기를 흔들고, 노래했다. 휩쓸리듯 에펠탑 앞에 도착해 카운트 다운을 외쳤다. 반짝이는 에펠탑 아래 모여든 사람들이 환호했다. by 이새롬(예쁜 나이 스물다섯을 살아가는 소녀)

2013.12.31
@New york, USA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를 따라 맨해튼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길을 잃은 나는 여기저기 헤매다 브루클린 브리지로 올라갔다. 혼자 보낸 연말이었음에도 전혀 외롭지 않았다. 12월 31일이면 볼 드롭 행사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타임스퀘어 앞으로 모인다. 해가 바뀜과 동시에 하늘 높이 달린 크리스털 볼이 열리며 아름다운 조각들이 하늘에 흩뿌려진다. by 김여진(어딘가에 유영하길 바라며 매일을 보내는 회사원)

2013.12.31
@Osaka, Japan
시끌벅적한 곳보다 고요한 곳에서 생각을 정리하며 연말을 보내고 싶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선택한 곳이 오사카다. 평소 여행지로 자주 찾은 오사카지만 연말에 처음으로 마주한 오사카는 무척 새로웠다. 일루미네이션으로 한껏 치장한 오사카 시내 곳곳은 눈부실 정도였다. 무엇보다 내 생에 처음으로 12월 31일을 해외에서 보낸 것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by 장정진(버는 족족 탈탈 털어 세계여행 중인 피처 에디터)

2013.12.31
@Strasbourg, France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매년 12월 31일까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무려 4백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켓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트리도 이곳에 있다. 현대미술관에 들러 전시를 본 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곳으로 갔다. 동화책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1월 1일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면서 꿈이었나 싶었다.
by 김참새(바삭한 감자튀김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트 디렉터)

기획=유정수 쎄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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