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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정치환경조성 주력"|재선된 민한당 유치송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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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2년간 제1야당의 총재직을 맡아오면서 당과 국민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자성이 앞서는군요. 민한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 2년간 혼신의 힘을 쏟겠습니다.』 9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연거푸 만장일치로 당수에 추대된 유치송 민한당총재는 지난날에 대한 「자성」과 「자괴」라는 말로 앞날의 결의를 보였다.
-앞으로의 2년은 지난2년과 어떻게 달라지겠읍니까.
『창당 때와 비교하면 현재는 달라진 점이 너무 많고 앞으로 2년은 더 더욱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쉽사리 될 것 같지 않던 김대중씨의 석방이라든가 해금조치등만 봐도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요. 우선 우리당은 국회다운 국회가 되고 언론다운 언론의 기능이 발휘되며 야당이 야당답게 활동할 수 있는 정치환경조성에 최대 역점을 두겠읍니다.
-지구당개편과정을 통해 특히 강조하신 선거제도개선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복안이라도 갖고 계신지요.
『누차 강조해온 대로 현행 선거제도로는 평화적 정권교체가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당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깊은 연구와 검토를 할 생각입니다. 당내에 특위를 구성해 공천회도 갖고 전문가의 견해도 들어 완벽한 개선책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당내의의 관심이 곧 있게될 당직개편에 쏠려 있읍니다만….
『당내 인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 공약수를 찾도록 하겠읍니다.
시기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하겠습니다. 빠르면 금주 말 안으로 끝낼 수도 있고…늦으면 내주까지 갈 수도 있겠지요. 개편폭도 창당2년이 됐으니 「대폭적」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분명히 밝히지만 이번엔 타당과 관계없이 우리 나름대로의 진용을 갖출 것입니다. 과거에는 상대당의 카운터파트를 감안해서 「새파란 사람」과 어떻게 어울리느냐는 말도 없지 않았지만 이번만은 독자적인 선이 이뤄질 것입니다]
-이번에 당헌개정을 통해 재야인사영입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해금인사는 과거의 소속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일 방침인지요.
『과거 같이 야당을 하던 인사에 대해서는 이미 모두 받아들일 것이라고 지난달 광주회견에서 밝힌바 있읍니다. 그러나 구여권인사에 대해서는 해금된 후에 검토를 한번 더 해야겠지요. 당의 문호는 누구에게나 원칙적으로 개방이 되어있지만 「무조건영입」이라는 얘기와는 좀 다르다고 봅니다]
-그 동안 당 일각에선 지도부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는데….
『내 스스로 리더십이 어떻고 결단력이 어떻다고 말하기는 퍽 쑥스러운 일이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 앞으론 한층 더「마력」을 내도록 하지요.』
상당기간 유 총재를 괴롭힌 「현실안주」니 「야당부재」니 하는 당내비판이 새삼 떠오른 탓인지 리더십 얘기가 나오자 「마력」 「채찍질」이라는 용어를 구사해가며 다소 경직된 표정을 지었다.
-작년 6월에 있었던 청와대 회담 같은 여야영수회담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작년회담은 퍽 의의도 컸고 유익했지만 아직 미처 실현이 안된 부분은 국회에서 실현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국이 다시 어지러워지거나 막히면 몰라도 영수회담을 곧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철 국민당총재가 연두기자회견에서 제의한 여야영수회담에 대해 유 총재는 현 단계로서는 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2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다당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국민들의 기본적인 정당관은 양당제라고 봅니다. 인위적으로 다당제를 아무리 지향해 보려고 해도 국민들의 선택은 여야밖에 없기 때문에 85년 총선에서는 더욱 더 양당제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민한당은 현재 이 당의 위치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보수정당으로서의 위계질서나 신구세력간의 조화에 아직 문제가 있다는 말도 있는데요.
『어느 사회나 단체를 막론하고 조직을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위계질서가 절대 필요하다고 봅니다. 민한당과 같은 보수경당에서는 특히 강조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2년을 지나오면서 과거 야당에 있던 사람이나 새로 참여한 사람이나 이젠 거의 동질화되었다고 봐요. 신진인사들도 정신면이나 능력면에서 구야당계인사 못지 않게 잘하고 있어요. 앞으로 당직개편과정을 통해 신구조화에 보다 역정을 두겠습니다.
화제가 계속 정치와 당내문제로 집중되자 유 총재는 화제를 경제로 돌렸다.
『경제문제가 역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과제예요. 요즘 물가가 내림경쟁을 하고 있지만 경부의 저물가정책의 성공이라기 보다는 구매력의 감소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겁니다.
저물가는 정책으로만 성취될 수 있는게 아니라고 봅니다. 또 민간주도의 시장경제원리를 정부가 주장하면서도 경제에 대한 「관주도」가 여전한 것은 문제입니다.
-끝으로 최근의 「나까소네」일 수상, 「슐츠」미 국무장관의 방한에 따른 한반도주변정세에 관해 어떻게 보고 계신지.
『오늘 전당대회치사에서도 지적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최근의 국제기류가 심상치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이 지역이 또다시 강대국의 흥정거리가 되지 않나 하는 우려도 없지 않고 과연 우리정부가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나 긴밀한 협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과거처럼 발표 하루 전에 통고하는 식을 버리고 야당과도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도 국가적 차원에서 정부와 여당이 필요하다고 하면 외교의 일역을 맡는데 주저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고흥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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