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겐세일|무슨 바겐세일」이 그렇게도 많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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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초의 바겐세일은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 뜻은 1년동안 자기집 물건을 애용해준 단골고객에 대한 사은의 표시로서 원가의 얼마간을 할인해 판매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네 현실은 그 뜻이 완전히 변형되어 연말, 연시 그리고 계절이 바뀔때마다 바겐세일이 무슨 유행처럼 돼버렸다. 사실 바겐세일은 본래의 뜻대로 시행만 된다면 30∼40%의 할인판매는 서민가계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값싼 물건을 구입하는 절호의 기회겠지만 일부 유명백화점까지도 바겐세일을 단순히 상품판매 방법의 편법으로 악용하고 있으니 그것이 문제다.
어떤 곳은 일반시장의 철지난 상품을 위탁받아 할인할만큼 미리 값을 올려 놓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도 들린다.
기회 있을 때마다 소비자는 왕이다란 말을 입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1년에 단 한번만이라드 진정한 의미로 소비자를 위한 사은의 표시로 바겐세일을 실시했으면 좋겠다. 이현구 <대전시 중구 도남2동 101의7>
재고정리라는 명목아래 해마다 계절이 바뀌면 행해지던 바겐세일이 이제는 연말연시로부터 「신춘」 「대보름맞이」 「구정맞이」 「바캉스 특매」라는 이름으로 연중 난무하고 있다. 「오늘 하루뿐 정품세일」이라는 양화점이 한달이상이나 「오늘하루두」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바겐세일이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있는것 같다.
소비자로서는 당연히 하자가 있는 물건을 구입한게 아닐까하여 결국 상인들을 불신하게 된다. 부도덕한 상술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인들이 1차로 문제겠지만 이를 추방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현명한 구매태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박연희 <서울성북구 보문1가 83의7>
얼마전 모회사 대리점에서 바겐세일을 한다는 안내장을 받았다. 값도 저렴해서 고등학생이 될 딸애의 옷을 사줄겸 가보았다. 원가보다 30∼40%가 쌌기때문에 사는데도 흐뭇했다. 그리고 나도 평소에 입고 싶었던 바바리 코트를 구입했다.
생활에 쪼들려 평소 옷을 구입하지 못했던 나에겐 이런 기회가 큰 도움을 준것 같다. 지난 가을에 딸애에게 사주었던 옷도 이번 기회에 샀었으면 좋았을걸하는 아쉬움도 든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따뜻한 날씨탓으로 바겐세일이 너무 흔한것 같다. 모두가 정당한 이유로 정당하게 행사를 벌인다면 몰라도 그렇지 못해서 탈인것 같다. 소비자들도 싸다고 무턱대고 구입해 낭비를 하지 말고 상인들도 정당한 바겐세일을 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권봉순 <서울영등포구 대림1동 987의20>
내가 살고 있는 광주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충장로』임을 광주시민이면 거의가 알고 있다.
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가노라면 사람홍수·상호홍수·바겐세일 홍수에 거부반응을 일으킬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바겐세일이란 철이 바뀌어 재고품을 조금이라도 남기지 않기위해 행하는 것. 싸다는 잇점에 가끔 발을 옮기지만 재고상품이라 하여 함부로 취급되는 물건과 구매자의 취향에 맞는걸 고르려고 할 때 당하는 곤혹스러움이란 때로 견디기가 어렵다.
이웃의 나라는 l년에 한번정도 있을까 말까한 바겐세일 기간중에 싸고 좋은 물건을 고르고자 상점앞에서 밤을 세우는 주부들이 많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요구하기 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원하는 가격의 제품이 진정한 바겐세일의 대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궁은회 <광주시 서구 유덕동 489>
몇년전 예비숙녀로서 핸드백을 사기위해 종로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 매스컴을 통해 익히 들은바 있는 모제화점에 들렀다. 40% 세일이라는 광고표지를 온통 쇼윈도에 붙여놓았다. 물건을 사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그 제화점은 유명제품회사의 이름을 본뜬 제화점이었다.
종로번화가에 위치해 그곳을 자주 지나치게 되는데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40%세일이 그대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한 제화점이 그 비싼 땅에서 계속 바겐세일만 하면서 유지될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소병안 <서울성동구 성수2가 289의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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