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가전 특별할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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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가전업체마다 가을철을 맞아 웨딩이벤트 등의 명목으로 각종 할인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판매현장을 돌아본 결과 판매장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 이벤트를 주도하는 직영대리점 등에서 행사품목을 살 때 오히려 비싼 것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진행중인 '하우젠 은나노 살균 999 페스티벌'에서 회사 측은 스팀 10kg(5HR125AT, 119만원), 라운드 12kg(5HW146A, 129만원), 건조 12kg (5HR145A,126만원) 등 3개 모델을 특별가인 99만9000원에 할인판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7일 용산전자상가에서 직접 확인해본 결과 이 모델들은 87만6000원(라운드)에서 93만4000원(스팀, 건조)이면 살 수 있었다. 홈쇼핑 채널은 값은 같았지만 쿠폰과 적립금 등으로 4만~5만원 더 싸게 살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또 같은 기간 지펠 냉장고 모델 중 인테리어 4개 모델과 모던(일반형) 3개 모델을 출고가 대비 15% 깎아준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대리점은 행사 대상 품목인 680리터급 인테리어(686LAI)모델은 188만원, 모던(686LMS)은 135만원에 팔았다. 그러나 근처 양판점인 하이마트 서강점에서는 같은 상품을 각각 169만원, 119만원에 팔고 있었다. 용산 전자상가의 최저가는 160만원과 107만원으로 더 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고가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 대리점.양판점.온라인 쇼핑몰의 가격대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신용도나 편리성 등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리점은 매장마다 주력 품목이 모두 다르므로 한두 가지만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고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가 다음달 말까지 실시하는 '해피 웨딩 페스티벌'도 의문점이 많았다. LG는 품목마다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구입 금액대에 따라 자기세트(300만원 이상)에서 비데(1000만원 이상)까지 사은품을 준다고 했다. 하지만 LG전자 홈페이지에 '700만원대 패키지'라고 표시된 제품들의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리는 최저가격을 더하면 649만6000원이었다. 사은품인 포토프린터나 디지털 도어락을 합쳐도 700만원 이하였다. 다른 패키지도 실제 판매가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꼭 홈페이지에 제시한 모델을 구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사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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